재료, 수급, 실적 등이 모두 망가지며 제동이 풀린 채 이틀째 급강하했다. 목요일 뉴욕 증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닷새 연속 하락하며 6.16% 빠졌다. 실적 우려가 짙어지면서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연중최저치로 추락했다. 개장 전에는 북미 반도체장비업체의 8월 주문 출하비율(BB율)이 0.61로 넉달만에 악화된 것으로 나왔다. 주문과 출하가 모두 급감했다. 동시 호가부터 매도 주문이 쏟아졌고 일중 내내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오후 한 때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14만원대가 무너지면서 13만9,500원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주가는 사흘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며 전날보다 1만1,500원, 7.47% 낮은 14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은 보유 비중을 급격히 줄이며 819억원을 순매도, 나흘 연속 순매도 1위에 올렸다. 이번주에만 2,132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이같은 외국인 매도는 테러 이후 뮤추얼펀드 환매에 대비하고 일부 펀드에서 로스컷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요일 뉴욕 증시 반도체주는 전쟁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국내에서 선반영한 BB율,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적자 우려 등으로 약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회사의 경우 3/4분기 영업적자 우려는 어느 정도 반영되긴 했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이 물건너 간 상황에서 추가 하락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최근 급락은 시장 위험이 가세하면서 펀더멘탈 약화 이상으로 하락한 측면이 없지 않다. 주가가 과매도 국면에 진입하며 장부가격 근처에 접근함에 따라 저가 매수에 나설 시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떨어지는 칼날을 서둘러 잡기보다는 미국 사태의 진행 방향과 외국인 매매 추이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