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은 은행의 기업감시 기능을 높이기 위해 은행이 증권시장의 주요 투자자로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좌원장은 20일 호주의 그리피스대학에서 열린 "21세기 한국.호주간의 경제협력" 국제세미나에서 "한국의 기업.금융의 개혁방향"이란 제목의 논문발표를 통해 "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기업에 대한 시장규율 기능이 미흡하기 때문에 은행이 투자은행의 역할을 함께 하는 겸업은행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연구원이 전했다. 좌 원장은 "우리나라 금융제도는 독일과 같은 은행중심 금융제도의 장점과 미국과 같은 증권시장 중심 금융제도의 장점을 살려 대출시장과 증권시장의 기능을 제고함으로써 기업의 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개편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선 은행을 민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행의 민영화와 함께 은행의 경영활동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해 자율성과 창의성을 높이고 은행의 저축동원 역할과 기업감시 기능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은행중심의 금융제도를 갖고 있어 구조적으로 기업의 부채비율이 높고 비공식적인 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주주가 존중되지 않고 연고주의가 뿌리를 내려 투명한 경영을 하지 않게 됐다"며 "고질적인 정부의 금융시장개입도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해 금융산업의 비효율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