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테러폭풍의 충격을 딛고 몸을 추스리고 있다. 뉴욕 증시의 폭락세가 진정됐고 유럽 및 일본증시는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테러사태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불안하다. 미국이 언제 얼마만큼의 보복공격을 감행할지, 그것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어떠할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불안한 대외변수만 탓하며 마냥 손놓고 있을 상황도 아니다. 대외적 요인은 국내에서 아무리 노력한들 어쩔 수 없지만, 국내 증시의 흐름을 놓칠 수는 없다. ◆ 고객 예탁금 1주일새 1조원 급증 = 19일 장은 개인이 주도했다. 기관은 매수결의를 어긴 증권사를 제재한다는 으름장이 있고 나서야 급하게 매수세로 반전했지만 개인은 이틀 연속 흔들림없이 매수에 나섰다. 덕분에 개인 선호주인 기계종목은 6.84%나 급등했다. 건설주도 1.35%나 올랐다. 신규자금이 폭파테러 와중에 대거 유입됐다는 점에서 개인의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8조7,441억원에 이른다. 이달 들어 개인 신규자금은 17일까지 1조1,356억원이 유입됐다. 유입량은 월별 기준으로 연중 최대 수준이이며 상승장이었던 지난 1월과 4월에 비해서도 무척 큰 폭이다. 한은의 콜금리 인하에 이어 신한은행과 한빛은행 등 은행들이 잇달아 수신금리 추가인하를 발표하고 있어 추가 유동성을 증시로 밀어낼 요인은 충분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증시가 상승한다면 개인 선호주가 그 선두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증권사 시황담당자들은 당분간 활발한 개인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내수 관련주 및기관 보유 지분이 적은 장기 소외주에 주목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개미의 취향’에 모험을 걸어 보라는 얘기다. ◆ 은행 수신금리 인하 =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례적으로 임시회의를 열고 콜금리를 50bp 인하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이 속속들이 금리를 인하하는 와중에 뒤늦은 감이 없지는 않으나 적절한 조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콜금리 인하가 채권시장에는 회사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으나 주식시장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과거 금리인하 때도 주식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콜금리 인하는 크게 두가지 경로로 주식시장에 도움을 준다. 우선 회사채 가격을 높여 기업들이 싼 이자를 주고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준다. 기업의 유동성 개선은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고 주가는 오르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이 완결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나 기대할 수 있는 효과란 얘기다. 단기적인 효과는 콜금리 인하가 금융회사의 수신 금리 인하로 이어져 주식시장에 보다 많은 돈이 몰리게 하는 것이다. 이날 오전 금통위가 콜금리를 인하하자 마자 은행들은 서둘러 수신 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이미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이라는 이자생활자들의 원성을 무시하고 금리인하 물결을 다시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낮은 이자율이 증시로 자금을 얼마나 몰리게 했는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그러나 향후 주식의 저가매력에 이끌려 증시를 찾는 기회비용을 줄여주리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물론 해외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국내 경기의 문제는 제약요인으로 상존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