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결의를 어긴 증권사에 대한 제재 방침이 공문으로 뿌려지면서 순매도를 보였던 기관이 순매수로 전환했다. 19일 거래소시장에서 오전 11시 50분 현재 기관은 9억여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매수는 650억원, 매도는 640억원 수준이다. 특히 증권업협회가 일일 순매수 일지를 점검하겠다고 하자 증권사가 순매수규모가 70억원을 기록하면서 기관 전체의 매매를 순매수로 돌려놓았다. 시장관계자들은 시장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분위기를 유도하는 정도의 자율결의에 공감하고 있으나 미국 시장과 다르게 '제재'까지 거론하며 강제성을 띠는 것은 시장에 역기능을 초래할 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개입은 당장 따라하겠지만 언제나 한계가 있고 후유증이 있다는 것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팔지 못하는 시장은 시장 기능을 할 수 없다"며 "당장 무위험수익을 올리는 차익거래가 죽을 것이고 매도를 못하면 결국 매수 역시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매도를 하고 있으나 오후에 매수종목을 골라 편입할 생각을 하는 데 고민거리"라며 "결국 수익률과 상관없이 한전과 같은 무거운 종목이나 의미없는 주식을 편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자율형식을 빈 정부 개입에 따라 기관이 팔 수 없을 테니까 개인 큰 손들이 외국인과 한판 붙어보자는 식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외국인이 달러화 상승, 자국내 환매 가능성 등으로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매도 관점을 보이고 있어 수급이 좀더 꼬일 수 있다"며 "전쟁 우려감도 상존하고 있는 취약한 상황에서 매수에 가담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