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일단 '17일의 뉴욕증시 태풍'을 견뎌냈다. 태풍 하루 뒤인 18일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상승,금융시장 혼란 도미노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유례없는 동시 금리인하덕이었다. 요즘 외신의 경제관련 기사에 유난히 'C'로 시작되는 단어가 많다. cooperation,concert,coordinated…. 시장안정과 경기침체 방지를 위한 각국의 단결과 협력을 상징하는 단어들이다. ◇공동 금리인하=지난 17일 밤(한국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콜금리와 재할인율을 0.5%포인트씩 내리자 30분~1시간의 시차를 두고 캐나다 유럽중앙은행(ECB) 스위스 스웨덴이 잇달아 금리를 낮췄다. 인하폭도 0.5%포인트로 같았다. 18일에는 아시아에서 홍콩과 대만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낮췄다. 일본은행도 재할인율을 0.15%포인트 낮춰 0.1%로 만들었다. 영국도 기준금리를 4.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거의 한날 한시에 미주와 유럽에서 금리가 인하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미국은 이날의 인하에 그치지 않고 10월2일 정기 금리정책회의때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호주 뉴질랜드 등 이번 금리인하대열에서 빠진 나라들이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 시장개입=전격적인 금리협조 인하분위기로 볼때 선진7개국(G7)은 국제환율이 불안해지면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아직까진 달러당 1백17~1백18엔,유로당 0.91~0.93달러에서 움직이면서 달러 폭락사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엔·달러환율이 1백15엔 아래로,달러·유로환율이 유로당 1달러선 위로 가면 공동시장개입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한다. G7이 공동으로 시장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 94년10월 슈퍼엔고때가 마지막이었다. ◇공동 자금방출=FRB와 ECB는 금리를 내리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필요한 만큼'(as needed) 계속 풀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테러발생 후 지금까지 선진국들은 모두 4천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시장에 풀었다. FRB는 17일 금리인하와 함께 다시 약 5백72억달러를 시장에 공급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로 금융시장이 당분간 불안하게 움직이겠지만 선진국들의 노력으로 1~2주 후에는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그룹의 헨리 폴슨 회장은 선진국들의 정책협력이 세계경제에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