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건으로 사흘동안 쉰 뒤 열린 뉴욕시장이 의외로 선전한데 힘입어 18일 코스닥시장이 급반등에 성공했다. 단기급락에 따른 반등을 노린 개인들의 매수세가 활발히 유입되며 전체 등록기업의 94%가 넘는 6백28개 종목이 상승세를 탔다. 때맞춰 나스닥선물이 폭등하자 장막판 상한가종목도 1백개를 넘어섰다. 증권관련 인터넷사이트에도 오랜만에 '한숨'대신 '희망과 덕담'을 담은 글들이 오갔다. 하지만 증권사 시황분석가들은 '흥분'하기엔 이르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들은 시장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웠다. 지난주 급락장에서 사들였던 주식을 이날 달려드는 개인들에게 떠넘긴 셈이다. 시장회복의 관건인 경기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낙폭을 재료로 한 기술적 반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추격매수보다는 비(非)기술주관련 내수주나 업종대표 실적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만으론 추가상승이 역부족=시장의 관심은 기술적 반등이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3백억원어치가 넘는 순매수를 보인 개인들의 매수강도가 이어진다면 반등이 길어질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강하다. 그러나 신규자금 유입을 기대하기엔 시장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삼성증권 손범규 선임연구원은 "시장여건이 급락장이 나타나기 전에 최악이었던 수급상황을 바꿔놓을 만큼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시장이 단기급락에 따른 반등이 이어지면 코스닥시장도 하루이틀 상승이 연장될 수 있지만 상승폭은 줄어들 것"이라며 "지수 50선을 넘어서면 본격적으로 차익매물이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외국인과 기관에 기대할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급락장에서 매수강도를 높였던 이들은 이날 주식을 내다팔며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혜린 선임연구원은 "기관들은 이미 코스닥시장에서 반등시점을 매물정리 타이밍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세워놓은 걸로 안다"며 "개인의 외끌이 장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투자전략=증시전문가들은 낙폭이 큰 종목에 관심을 갖는 '변동성매매'에 중점을 둔 단기대응에 치중할 것을 주문했다. 대우증권은 이날 코스닥에서 비IT주에 관심을 둘 만한 시점이라며 올해 매출액이나 순이익 등 영업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보이는 25개 종목을 투자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대우증권 박진곤 애널리스트는 "IT경기와 무관한 전통산업 또는 내수관련기업들이 동반하락하면서 저평가되고 있는데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