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사건 이후 증권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당국이 결국 긴급 대책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17일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된 제2의 증시안정기금 조성, 유사시 가격제한폭 축소, 총액대출한도 2조원 이상 증액, 출자총액제한 제도 개선 등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취하기 힘든 파격적인 조치들.

정부는 18일 오전엔 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단기 증시대책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자사주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 4조6천억원을 투입하기 위해 오는 21일부터 예금보험기금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 자사주 장중 무제한 매입 허용 ='자사주 매수시간 및 방법'과 '1일 취득한도'에 관한 규제를 완전 폐지하기로 했다.

현행 '유가증권발행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서는 기업이 동시호가 때만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게 하고 있는데 이를 장중 아무 때나 보통 매매 방식으로 살수 있게 바꾼다.

하루에 매수할 수 있는 주식 수량에 대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1%까지'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 조항을 완전 삭제한다.

이에따라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결정이 해당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금보다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단기 대책인 만큼 규정을 최대한 빨리 개정할 방침"이라며 "이미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내고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는 기업들도 개선되는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격제한폭 축소, 명령만 남았다 =지난 주말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 관계자들은 정부의 극비지시에 따라 가격제한폭 축소를 위한 전산 작업을 이미 마쳤다.

정부는 또 코스닥위원회가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 없이 가격제한폭을 조정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고쳐 놓았다.

17일 오전 재경부 관계자는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가격제한폭을 축소해야 할 때라는 판단이 서면 3시간 안에 시스템을 바꿀 수 있게 됐다"고 강조.

미국 주가 동향에 따라 당장 오늘이라도 가격제한폭을 축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제2의 증안기금 10조원 이상 조성할 듯 =당국은 증안기금을 새로 조성할지 여부는 아직 공개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자금 출연 주체, 규모 등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조성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그 규모가 일반투자자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란 점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금조성 방침이 결정되면 기존의 기금처럼 어정쩡하게 만들지 않고 넘칠 정도로 조성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놀랄 정도의 규모로 하겠다"고 말했다.

1차 증안기금이 5조원 규모였음을 감안할 때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제2 증안기금은 최소 10조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 출자총액제한제는 증시부담이 안되게 한다 =30대 그룹 계열사들이 출자총액한도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은 10조원어치에 달한다.

현행 공정거래법 규정상 이들 기업은 내년 3월말까지 초과분을 없애야 한다.

앞으로 6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증시에 최대 10조원어치의 주식매물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어떤 방법으로든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증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구체방안으로는 <>출자총액한도를 현행 '순자산의 25%'에서 40~50%로 확대 <>출자총액한도 초과분의 해소시한을 1~3년 연장 등이 논의되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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