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주식시장이 패닉상태를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소수의 '공황장세 수혜주'들이 연일 주식시장에서 힘을 쓰고 있다. 그간 '금광, 유전발견'이나 '대규모 수주설' 등 개별적 재료때에만 장에 주목을 받던 이들 관련주는 미 테러쇼크로 주식시장이 붕락을 시작한 지난 12일부터 증시의새로운 '히어로'로 떠오르면서 폭락장속 강세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 '공황장세 수혜주'의 선두 금.석유관련주 폭락장세가 시작된 지난 12일 주식시장에서는 상승종목수가 양대 시장을 합쳐 100개에도 훨씬 못미쳤지만 금.석유관련주중 일부종목이 상한가에 진입하는 등 의외의 강세를 펼쳤다. 금.석유관련주들의 강세는 테러사태에 이어 미국의 강력보복방침이 발표된 후 국제 금시세와 유가가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 국내증시에서도 연초부터 '금광 관련주'로 주목받았던 영풍산업과 우선주 3종목이 12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르고 있다. 말리금광의 주역 현대종합상사도 '금재료'에 이어 마리브유전 등 해묵은 재료까지 부각되며 대형주로 보기 드물게 지난 12일 이후 주가가 20%이상 상승했으며 LG상사도 개발이 진행중인 오만유전에 필리핀 금광까지 부각된 덕에 폭락장세속 '힘쓰는종목'대열에 가담했다. 또 정유업체중 사우디 아람코사가 대주주인 S-Oil이 지난 12일 폭락장속 상승세를 보인 뒤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흥구석유,미창석유, 중앙석유 등 양대 증시의석유유통업체들까지 연일 상한가를 기록, 투자자들에게 '도피처'를 제공하고 있다. ◆ 새롭게 뜨는 방산, 보안관련주 금.석유관련주가 폭락장 첫날부터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면 지난 주말부터 부각되기 시작한 방산, 보안관련주들은 '폭락장속 힘쓰는 종목' 2탄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공격임박설과 테러방지책 강화방침에 군용 무전기 및 레이더장비 제조업체 테크메이트가 17일 사상최저로 떨어진 코스닥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또 코스닥시장의 보안장비업체 3R는 미 현지법인과 본사가 24시간 풀가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에 연일 사상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에서 나흘간 주가가 30%이상 뛰었으며 풍산 역시 소외된 대형주답지 않게 연 사흘 오름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 '공황장세 수혜주' 진짜 수혜주인가 증시전문가들은 금.석유에 이어 방산,보안부문까지 확대된 공황장세 수혜주들에 대해 "나름으로의 테마"라고 인정은 하지만 이들 업체에 이번 사태가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 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영풍산업은 금광개발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아 상반기 순익이 10억원에 그쳤으며 한신평으로부터는 과도한 부채로 인해 신용등급까지 격하된 상태다. 금.석유 동시보유주로 부각된 현대종합상사와 LG상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대신경제연구소의 전재곤 연구원은 "현대종합상사나 LG상사 모두 금광.유전에서 수익을 낸다해도 부채를 조금 줄이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사와 석유유통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해 전 연구원은 "정부가 가격을 사실상 통제할 수 있고 유가상승시 유통업체가 원가상승분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없는 상태에서 수혜를 볼 지 의문"이라며 회의적 견해를 제시했다. LG투자증권의 전형범 연구원은 "현재장에서 나름으로 부각되는 재료에 대해서는 평가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지금 장세는 개별 재료보다는 시장전체를 짓누르고 있는 체계적 위험이 훨씬 더 큰 상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