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와 증권사, 주요 기업들은 17일 거래가 재개되는 뉴욕 증시의 주가폭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등 다양한 방어전략을 세우고 있다. SEC는 주가급락을 예방하고 정상적인 증시를 유지하기 위해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매수를 규제하는 조항을 유보하기로 했다. 상장기업이 개장후 30분간과 폐장전 30분간만 자사주를 매수할 수 있었던 규정을 유보하고 장중에 언제든지 매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상장기업들이 매수할 수 있는 자사주의 한도도 최근 거래일들의 평균 거래량과 연계해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SEC는 또 주식매입을 위한 자금의 순환공급을 늘리기 위해 뮤추얼펀드들이 관련 기관들과 자금을 빌리거나 빌려줄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각 기업임원들과 대주주들의 보유주식거래를 금지시키고 주식시장을 급락으로 이끌 소지가 있는 '공매도'(Short Selling) 등의 매매를 중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시스코시스템스 파이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주가지지를 위해 대규모 자사주매입을 준비중이다. 세계최대 보험사인 AIG는 3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고 네트워킹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도 14일 이사회에서 향후 2년동안 3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파이자는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승인받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따라 40억∼5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 여분이 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지불서비스업체 퍼스트데이터도 자사주 매입규모를 3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20여개 기업이 14∼15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 규모를 증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린치 등 미국 주요 증권사들도 17일 이후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매도주문이 폭주할 경우 대규모 자금을 투입, 주식매수에 나서기로 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