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터운 안개장세가 다음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테러참사의 직격탄을 맞은 이번주 주식시장은 주간하락폭이 13.11%(72.75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대폭락했다. 전 종목이 사실상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한 셈이다. 시장분위기도 최악이다. 테러사태가 시장에 반영된 지난 12일 종합주가지수는 64.97포인트가 추락했다가 다음날은 23.65포인트 급등했고 다시 14일엔 16.96포인트급락하는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테러보복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 낙관적 시각이 교차하면서 각종 '설'에 지수가 크게 요동치는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누구도 테러보복이후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감을 잡지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시계 제로의 안개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미국증시가 관건 테러사태이후 세계 증시 움직임은 그런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건 직후심하게 흔들렸던 유럽.일본 증시는 다음날 바로 반등, 충격에서 벗어났다. 영국 TSFE지수는 테러 당일 5.72% 폭락했으나 이후 이틀 연속 상승했고, 독일의DAX지수도 마찬가지의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 역시 사건 다음날 6.63% 급락했으나 13일과 14일엔 연속 상승했다. 홍콩증시도 비교적 견조한 모습이다. 반면 한국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남미는 극심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관건은 미국증시다. 일단 4일간의 휴장을 접고 17일 밤(한국시간) 문을여는 뉴욕증시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테러를 당한 당사국이자 세계시장의 심장부인 뉴욕증시가 이번 사태에 어떻게반응하느냐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증시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다. 미국은 휴장을 통해 `냉각기'를 가졌고 투자기관과 대기업들은 주가가 폭락할경우 주식을 취득해 시장안정에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미 올들어 경기침체로 시장의 체력이 소진돼있는 상황이어서 급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테러보복 이후의 경제상황도 향후 세계 증시의 향배에 무거운 짐이 될 것으로예상된다. 보복공격이 단기에 마무리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최소화되겠지만 작전이여의치않아 공격이 장기화하고 전쟁대상과 범위가 확대돼 이슬람대 기독교국가의 대결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유가불안, 교역위축, 기축통화불안 등으로 세계 경제는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닥을 알 수 없는 우리증시 세계증시중 서울증시가 미국 테러참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마치 뉴욕이아닌 여의도가 직접 테러를 당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너무 과잉반응하는 것이 아니냐고 얘기하지만 이 것이바로 우리 증시의 현주소이자 한계다. 미국 경제, 뉴욕 증시에 우리 경제가 얼마나예속돼있는가가 거울처럼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500선이 무너졌을때만해도 `패닉'상황이 가시면 바로 회복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반등했던 주가가 14일 다시 맥없이 무너져내리자 지수 전망 자체를꺼리고 있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하반기이후 4-5차례나 시험받았던 500선이 허망하게 무너졌기때문에 당분간 지수가 그 이상으로 올라서기는 쉽지않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지금 상황에서는 바닥이 어디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오상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의 테러보복에 따른 전황 전개가 어떻게 진행되고 세계 경제에 어떤 파장이 미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므로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과 다투지 말라'는 조언밖에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심리적 공황 상태에서 이미 주가가 떨어질만큼 떨어졌기때문에 더이상 크게 추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조덕현 한화증권 시황분석팀 차장은 테러보복의 여파가 어떻게 나타날지 알수없지만 지수가 여기서 더 조정받는다해도 450선 아래로는 흘러내리지않을 것이라고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