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미국 테러 대참사의 후폭풍에 휩싸이며 닷새째 하락, 사상최저점인 50대까지 밀리며 마쳤다. 다음주 미국 증시개장을 앞둔 경계감, 미국 정부의 주말 보복공격설 등이 나돌며 투매가 쇄도해 장중 49대 초까지 밀리는 폭락장세가 연출됐다. 전날 영국과 독일 증시 강세에 이어 이날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막판 1만선을 회복하는 등 해외시장 안정도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4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49.31까지 내린 뒤 50.21로 마감, 전날보다 3.98포인트, 7.34% 내렸다. 종전 사상최저치는 지난해 12월26일 기록한 52.58이었다. 코스닥50 지수선물 9월물은 5.30포인트 빠져 62.00에 마쳤다. 이동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 하락충격이 국내 시장에 반영되고 미국 정부의 테러사건 대응이 결정되는 등 증시주변 환경의 불확실성 제거될 때까지 매수시점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다음주 증시는 위아래로 요동치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된다"며 "투매에 동참하기에는 이미 늦은 감이 있고 반등시에도 현금화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락종목이 하한가 330개를 포함해 619개고 상승종목은 상한가 11개 포함, 27개에 그쳤다. 3억5,000만주와 1조1,200억원이 손을 바꿔 전날보다 조금 줄었지만 매매는 비교적 활발했다. 개인이 204억원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이끌었고 외국인과 기관은 저가매수에 나서 각각 94억원과 88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중 오른 종목은 SBS를 비롯해 신규종목 안철수연구소, YTN 뿐이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크게 내렸다. 외국인의 매수를 받은 휴맥스, 국민카드 등은 보합이나 소폭 하락으로 선방했다. KTF가 5% 빠지는 등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대형 통신주가 5~11% 급락했다. 새롬기술, 다음, 아시아나, 옥션, 한국토지신탁, 핸디소프트 등이 10~11%로 내림폭이 컸다. 중앙석유와 흥구석유 등 정유업체가 유가불안 국면 전개 가능성에 따라 상한가에 다시 올랐다. 데이터 백업센터 구축업체 넷컴스토리지와 영상보안장비 전문업체 3R이 미국 테러사건 수혜주로 부상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지분이 20%를 넘어선 월드텔레콤, 등록 이틀째인 안철수연구소 등도 상한가에 마쳤다. 반면 YTN은 등록 9일만에 상한가를 이탈하며 9%로 상승폭을 줄였다. 김선조 일은증권 연구원은 "미국 테러 사건으로 인해 정보기술(IT) 산업의 타격이 심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시장이 자칫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운 국면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한 구경제부문과 달리 IT산업은 개인소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미국 사건의 심각성이 있다"며 "미국 경기가 내년 2/4분기 정도 회복된다는 가정하에 IT산업은 내년 가을이나 내후년 정도에나 기지개를 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