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지원여부를 두고 14일 채권은행장 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채권은행들이 신규지원.출자전환.채무만기연장 등을 묶어서 한꺼번에 표결할 예정"이라며 "하이닉스 지원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지원안이 부결되면 다시 채권단 설득이 어려운데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적용도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여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지원안 통과 예상...신규자금지원이 관건 신한.한미.하나은행 등 일부 채권은행들은 출자전환.채무만기연장 등 기존 채무의 재조정은 가능하지만 신규자금지원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신규지원은 산업은행의 불참으로 각 은행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어 14일 채권은행장 회의는 다소 난항이 예상된다. 신한.하나.한미은행 외에 국민은행도 부실채권 증가에 대한 우려로 신규지원 결정을 미루고 있다. 채권단은 그러나 이들 은행이 반대하고 몇몇 지방은행이 불참하더라도 나머지 은행들이 신규지원에 동의하고 있어 찬성비율은 75%를 무난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지원안 통과시 남은 문제는 하이닉스 지원안이 통과되면 투신사 등 2금융권의 지원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채권은행장 회의도 투신.리스사의 동참을 이끌어내겠다는 전제하에 열리는 것이어서 지원안 통과후에는 채권은행과 2금융권의 밀고 당기기가 예상된다. 재정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가 마련한 지원안에 따르면 투신사들은 보유 회사채 1조1천980억원을 저금리로 3년간 만기연장하게 된다. 투신사들은 채권은행이 우선 입장을 정리한 뒤에나 검토해볼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회사채 만기연장은 고객재산을 관리하는 의무에 위배되는데다 최근 대우채 손해배상판결이 있었던만큼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채권은행은 투신사와의 채무만기연장 협상이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하이닉스 지원이 투신사가 손실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가 법정관리로 갈 경우 투신사는 담보채권이 없기 때문에 은행보다 손실규모가 큰데다 6천억원에 이르는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투신사는 또 기업구조조조정법에 따라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보유채권을 청산가치로 계산해 팔아야하기 때문에 손실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부결시 처리방향은 하이닉스 지원방안이 채권은행장 회의에서 부결될 경우 하이닉스반도체 처리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을 받거나 채권은행이 다시 한번 자율협의를 통해 지원안을 논의해볼 수 있다. 그러나 채권은행장 회의에서 한번 부결된 방안을 두고 설득작업을 벌이기 쉽지않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한 채무재조정도 무리가 있다. 금융계는 지원안 부결시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