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생한 초유의 테러로 국내 금융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경제의 중심에 서있는 미국이 준전시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증권, 외환, 선물등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인한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에 그대로 전달됐다. 이날 오전 미 달러화의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폭락하고 채권시장에서는 상승.하락 전망이 엇갈리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증권시장은 사상 초유로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축개장된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오전 10시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시장불안이 단기간에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유동성공급확대 등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시장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1천285.7원으로 전날에비해 10.1원이나 내렸다. 이날 외환시장은 미국 테러로 인한 준전시상황이 계속될 경우 달러화 약세가 불가피하게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환율이 폭락했다. 런던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이같은 불안감은 그래도 반영돼 엔.달러 환율이 한때 118엔대까지 떨어졌다가 119엔대로 회복되는 모습이었다. 외환당국은 투기거래를 자제해달라는 주문을 시장의 딜러들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저가매수를 노리는 업체도 다수 있어 추가하락 가능성은 그렇게높아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환율은 이날 낮12시 개장되는 증시추이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한다면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증시를 이탈, 달러매수에나설 수도 있다. 채권시장 미국 테러 대참사가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면서 채권 수익률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은 초반에 미국 테러사태로 미국경제의 조기회복이 지연되면 세계 경기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매수세가 유입돼 수익률이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유가 급등으로 물가가 오르고 세계 금융불안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득세,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표물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0.05%포인트 내린 5. 13%로 장을 시작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또 5년만기 국고채도 전날에 비해 0.05%포인트 하락한 5.45%로 거래가 시작됐으나 경계매물이 나오면서 보합권 수준으로 돌아서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 테러사건이 채권시장에는 호재와 악재의 혼재로 나타나기때문에 투자자들도 쉽게 포지션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정부는 미국 뉴욕증시 등의 폐장에 따라 12일 국내 증권시장은 열되 개장 시간을 3시간 늦춰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개장하기로 결정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미국의 테러사태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아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홍콩 증시 등 미국을 제외한 주요 증시 대부분이 개장 방침을 정함에따라 국내 증시도 개장하되 충격을 줄이기 위해 개장 시간을 오늘 하루만 단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불안은 세계경제의 회복을 더욱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와국내 주식시장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높은 대외의존도로 우리경제가 외부여건에 취약한 상황에서 미국경제의 불안과회복지연은 국내증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현대증권은 단기적인 주가 충격은 불가피하며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관망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현대증권은 미국의 민간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 측면에서 부정적인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둔화는 결국 미국 경제회복 지연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중립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외국인의 투자심리 악화는 매도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고유가로 물가불안.안전자산 선호 국제유가의 불안은 비용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 올들어 우리경제는 경기침체로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은 덜했지만 환율상승과 지난해이후 국제유가불안으로 비용측면에서 계속된 물가상승압력에 시달려왔다.올들어 다소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불안한 양상을 보일 경우 하반기들어하락세로 돌아선 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 물가불안은 하반기 경기회복에 무게를 둔 통화정책 운용을 어렵게 만들어 전반적으로 거시경제운용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그러나 "물가불안과 경기침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나타날지는 두고봐야 안다"면서 "단기간의 급변상황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 총재는 지금 시장의 급변상황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비상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 되겠지만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유입도 가속화될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주식시장 회복전망이 보이지 않으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부동산으로 흐를 수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그러나 미국사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의외로 단기에 그칠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