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협소한 공간에서 단발성 재료를 쫓아다녔다. 지수는 지난 이틀간 휴렛팩커드와 컴팩 합병에 따른 등락을 경험한 후 한 차례 쉬어가는 분위기였다. 지수 출렁임은 잔잔했으나 물밑 공방은 치열했다. 업종별 순환매와 동시에 개별 종목으로 매기가 확산됐다. 금요일 주요 배역은 인텔과 하이닉스가 맡는다. 하이닉스 문제는 은행, 현대, 반도체관련주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최근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좌우하고 있다. 6일 하이닉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8일만에 1,000원대를 회복했다.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유동성 위기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또 장 종료후에는 대만 캔두사와 LCD분사 자회사인 현대미스플레이테크놀로지를 6억5,000만달러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현금은 4억달러로 오는 11월말경 유입되면 유동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목요일 뉴욕 증시의 등락은 장 종료 후 인텔의 실적전망에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인텔의 3/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리라는 의견이 많다. 리만 브러더스 댄 나일스는 최근 인텔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그는 3/4분기 매출이 분기대비 3% 성장한다는 기존 전망을 철회하고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도 이날 인텔이 3/4분기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대증권은 8월까지 펜티엄Ⅳ 출하가 저조하고 7월 세계 반도체 출하액이 전달보다 20% 감소한 데다 △ 펜티엄Ⅳ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 경쟁사인 AMD의 시장 점유율 상승 △ 유럽 및 아시아 수요 부진 △ 과감한 구조조정 부진 △ 공격적인 설비투자와 R&D 비용 유지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인텔은 지난 7월 이번 분기 매출을 62억∼68억달러로 예측했다. 2/2분기 전망 범위를 유지한 것. 다만 매출액총이익률은 47%로 낮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전 분기에 인텔은 전망 범위의 하단인 6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수익은 8억5,400만달러, 주당 12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 격감했다. 국내 증시가 뉴욕 증시에 앞서 인텔의 실적과 전망을 맞이하고 분주히 해석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부진이 예상된 이번 분기 실적보다는 향후 전망에 대한 코멘트에 비중을 두라는 조언이 많다. 불과 이틀전 휴렛팩커드와 컴팩의 합병에 대한 평가가 왜곡을 겪었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인텔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거나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경우 반도체, 통신 등 기술주에 대한 단기 매수 타이밍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애매모호한 해석이 갈릴 땐 시장의 흐름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기대 이하의 전망이 나올 경우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래저래 인텔효과로 인한 출렁임이 예상되는 하루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