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은 또다른 의심을 부른다. 부부간에도 의심이 겹겹이 쌓이면 의부증이나 의처증이 생기곤 한다. 체념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러나 지칠 대로 지쳐야 그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낙관론자의 목소리가 수그러들고 있다. 정(正) 방향으로의 수많은 가설과 그에 따른 기대감이 산산히 부서지는 악순환을 거듭한 결과다. 미국 제조업체의 향후 구매력을 예고하는 NAPM지수가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오히려 기업의 3·4분기 실적 악화 폭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한 증권맨은 "지금은 의심을 키우는 단계"라며 "투자자들이 낙담하는 국면에 이를 때 진짜 바닥이 온다"고 말한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