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하락 외풍에 시달리며 다시 하락했다. 종합지수는 550선으로 밀렸고 코스닥지수는 이틀만에 62선 붕괴를 경험했다. 전날 뉴욕증시가 휴렛팩커드와 컴팩의 합병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임에 따라 나스닥 1,800선이 붕괴된 데다 세계 반도체판매 감소추세가 악화됐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이후 장 중 내내 뚜렷한 호재도 악재도 찾지 못한 채 재료 부족에 허덕이며 낙폭을 좁히지 못했다. 8월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지수가 47.9로 예상치를 웃돌며 제조업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지만 휴렛팩커드 악재에 묻힌 채 국내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전날 급등 우군이었던 일본 닛케이지수를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주변 아시아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점도 투자심리 회복을 더디게 만들었다. 그러나 건설, 의약품 등 일부 대중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세가 꾸준히 유입, 손바뀜이 활발했고 하이닉스에 대해 단기 매매가 급증하면서 거래량은 지난 달 31일 이후 사흘만에 또 다시 7억주를 돌파했다. 하이닉스는 이날 4억8,247만주, 4,639억원 이상 거래되며 지난 달 30일 세웠던 단일종목 최대 거래량 기록을 나흘만에 또 다시 경신했다. 전날보다 60원, 6.52% 올랐다. 김도형 KGI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에 대한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면서 단기매매 세력의 집중 표적이 됐다"며 "그 만큼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 수준이 높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 박스권 전망이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6일 인텔 분기실적 컨퍼런스 콜과 7일 미 실업률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551.91로 전날보다 6.88포인트, 1.23%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98포인트, 1.56% 떨어진 61.76으로 거래를 끝냈다. 지수선물 9월물이 전날보다 1.65포인트, 2.37% 하락한 67.90에 거래됐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34으로 백워데이션 전환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앞질렀다. 매도는 차익 316억원, 비차익 267억원 등 모두 584억원인 반면 매수는 231억원에 그쳤다. 개인이 204억원 어치 사들이며 엿새째 매수 우위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도 143억원 순매수하며 이틀째 '사자'에 무게중심을 뒀다. 반면 기관은 현금화에 주력하며 352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레째 매도 우위다. 삼성전자가 휴렛팩커드-컴팩 합병에 대한 부정적 분석, 세계 반도체판매 급감 소식 등에 흔들리며 4% 가까이 하락, 19만원선 아래로 밀려난 가운데 하이닉스를 제외한 반도체 관련주 대부분이 1~4% 하락세였다. 전날 휴렛팩커드 효과로 강세를 보였던 삼보컴퓨터는 오는 10일 휴렛팩커드와 제조자주도생산(ODM) 공급계약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발표, 오름세를 유지하는 듯 했지만 경계 매물에 밀리며 결국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중 한국전력이 유일하게 2% 가까이 올랐을 뿐 나머지 종목은 모두 내림세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개장 초부터 오름세를 유지, 이틀째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의 자국내 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60% 아래로 떨어진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를 포함한 아시아메이커의 미 시장점유율이 33%에 육박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실적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영남제분은 대표이사에 대해 200억원대 자사주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으로 하한가로 떨어진 가운데 근화제약은 한국형 비아그라인 '누에그라' 시판 발표로 3% 이상 뛰어 올랐다. 업종 대부분이 1~3% 하락세인 가운데 통신업, 전기전자, 종합금융 순으로 낙폭이 컸다. 반면 건설업, 종이목재, 전기가스업, 의약품 등 저가 대중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오른 종목은 342개며 내린 종목 수는 464개였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