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휴렛팩커드(HP)의 컴팩 인수보도와 관련, '세계 IT업계 개편의 서막'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PC업계는 물론 반도체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4일 분석했다. 삼성증권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미국 IT업체는 90년대 10년간 매년 15% 이상의 IT투자에 의한 성장이 이루어졌고 현재 이로 인해 근본적으로 설비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PC업계의 개편은 이미 예견되어 왔고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HP의 컴팩 인수는 시발점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중반까지 대규모의 IT 업체간 합종연횡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뒤 "우선 PC 업체에 있어서 델-IBM, 게이트웨이-HP 연합 등 1~2개의 연합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으며 통신 장비 및 반도체 등 부품업계까지 인수합병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공급측면의 업체수 감소는 과잉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전방업체의 구조조정으로 부품업체의 납품량 축소와 단가인하압력이지속될 것으로 보여 부품업체에 있어서는 중단기적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있다"고 분석했다. 이도훈 애널리스트도 "지난해부터 PC산업이 마진하락과 수요둔화로 인해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HP의 컴팩 인수도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이번 인수로 인해 PC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전체 PC 판매 물량의 35% 이상을 HP에 ODM(제조자디자인)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는 삼보컴퓨터가 이번 인수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뉴욕증권가를 중심으로 떠돌았던 델의 이머신즈 인수설에 대해서는 "델이 이미 (이머신즈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저가 PC시장에서도 일정한 점유율을 확보한데다 이머신즈가 매각할만한 자산이 충분하지 못하다"며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