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무풍지대에 빠져든 뒤 힘없이 가로지르고 있다. 국내외 증시 여건이 하락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 메리트에 기댄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뉴욕증시 휴장, 하이닉스 문제 해결 지연 등에 따라 관망세가 짙게 드리우며 소폭 등락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6분 현재 543.04로 전날보다 1.21포인트, 0.22%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0.39포인트, 0.63% 낮은 61.1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과 같은 맥빠진 장세가 지속되리라는 견해는 그러나 많지 않다. 전날에 이은 이틀간의 탄력 상실은 주중과 주말 △미국 구매관리자협회(NAPM) 지수 발표, △인텔 등 주요 기업의 3/4분기 실적전망, △금통위 금리인하 결정, △하이닉스 지원안 확정 등 굵직한 재료를 받아 마무리되고 향후 방향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날 증시에서는 닷새간의 급락에 따른 가격메리트와 500선에 근접하면 어김없이 반등이 나타났다는 기대감이 지수의 추가하락을 저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현재의 여건의 감안했을 때 매수보다는 반등을 현금확보의 기회로 삼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여전히 세계경기의 동반 침체 우려가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닉스 악재가 더해지면서 시장심리가 크게 위축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전경련의 9월 경기실사지수(BSI)는 두달 연속 100 이하를 밑돌며 기업 체감경기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냈다. 지난 2일 대한상의가 발표한 4/4분기 BSI 역시 86으로 급락, 경기우려를 자아냈었다. 연일 17년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일본 닛케이 지수는 이날 장초반의 깜짝 반등을 뒤로하고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뉴욕증시 역시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기 보다는 경기지표와 기업 실적전망에 따라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증시의 뜨거운 감자인 하이닉스 유동성 지원 방안은 주말께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지만 추가 출자든 법정관리든 반도체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시원스런 해결점을 찾기는 힘들 전망이다. 유동성 장세 기대감이 마무리된 이후 그나마 간간이 일었던 업종별, 종목별 순환매도 상승 탄력을 잃은 채 매기가 뚝 끊긴 상태다. 이에 따라 거래량이 급감하며 에너지 소진을 대변하고 있다. 반면 기술적 반등 시점이 임박한 시점에서 △추가 하락 공간 협소, △ 국민연금 600억원 투입, △추가 경정 예산안 통과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 △금통위의 금리인하 가능성, △삼애인더스 등 악재에 둔감한 시장심리 등을 감안하면 서서히 주식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력팀장은 "장초반의 반등 시도가 바로 무산될 정도로 시장 에너지가 소진된 가운데 탄력이 상실된 상태"라며 "화요일 발표되는 NAPM지수가 좋지 않은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외 경기지표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찾기 어려워 추가 하락에 대비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540선의 지지력을 믿기 어려운 점을 감안, 500선 테스트 가능성을 보고 현금비중을 최대한 확대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증권 권혁준 연구원은 "하이닉스 문제가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낮아 반등이 일더라도 기술적 수준에서 소폭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3/4분기 부정적인 기업실적 전망 발표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4/4분기 경기 회복 시나리오 마저 무너져 있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반등의 촉매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지수대에서 악재는 이미 반영돼 전저점인 520대가 깨질 가능성은 낮다"며 "국민연금 투입, 세제지원 등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환율수혜주, 업종대표주 등을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