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하강을 거쳐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소비가 예전 같이 활발하지 않은 데다 실업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장 종료 후 나온 선 마이크로시스템즈, 코닝 등 기술주의 실적악화와 감원 소식도 매도를 자극했다. 30일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나흘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0,000선과 1,800선을 깨고 내려 지난 4월 수준으로 물러섰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919.58로 마감, 전날보다 1.70%, 171.32포인트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1,791.68로 2.79%, 51.49포인트 하락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129.03으로 19.53포인트, 1.70% 내렸다. 하락종목이 상승을 압도,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20대 10으로, 나스닥시장에서는 23대 12로 나타났다. 지수가 밀리는 가운데 손바뀜이 잦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3억4,500만주가, 나스닥시장에서는 17억3,300여만주가 오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4%,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4.61% 하락했다. 이밖에 금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나란히 하락했다. 일부 소비주만 오름세를 가리켰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 가운데에는 필립 모리스, 맥도널즈, 코카콜라, P&G 등 네 종목만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유럽 경쟁정책 당국이 저가형 서버에 대한 반독점조사를 강화한다고 알려지며 하락했다. 이날 하락출발한 주요 지수는 다우존스지수가 반짝 상승전환하기도 했지만 힘을 받지 못해 다시 하락, 줄곧 약세에 머무르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7월 개인소득이 세금환급으로 0.5% 늘어난 반면 소비자들은 부시 행정부가 기대한 것과 달리 지갑을 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지출은 0.1% 증가에 그친 것. 게다가 4주평균 실업수당 신청자가 39만3,000명으로 1만2,500명 늘어나 실업의 불안감을 퍼트렸다. 전체 실업수당 수혜자는 317만명으로 지난 92년 9월 이래 가장 많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를 기존 4.50%에서 4.25%로 25%포인트 내렸지만 미국은 물론 유럽 증시에서도 반향을 끌어내지 못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