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로 예정됐던 하이닉스 채권단 대표자 회의가내달 3일 오후 3시로 연기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재정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와 기술평가를 담당한 모니터(Monitor)가 31일 하루동안 설명회를 개최키로해 채권은행 대표자회의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일부 채권은행이 하이닉스 반도체의 사업전망과 정상화 방안의 타당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어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은행이 회의를 연기한데는 이런 표면적인 이유외에도 정상화방안의 통과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근저에 자리잡고 있다. 하이닉스의 최대 채권자인 산업은행 정건용 총재는 지금의 정상화방안은 미봉책에 불과해 채권단의 동의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이닉스의 유동성위기 재연은 반도체가격이 1달러대로 지나치게 하락한데 원인이 있다면서 현재 가격대에서 회생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한뒤 살릴 수 있다면 확실하게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 내부의 이견도 두드러지고 있는 분위기다. 산업은행측 의견에 동조해 제대로된 정상화안을 마련하자는 측과 신규지원이 불가피하니 현상유지로 가자는 쪽이 맞서 있다. 채권단 대표자회의 연기는 산업은행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산업은행측 주장에 대해 방안수정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설명회 과정에서 추가지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환은행은 당초 3조원 출자전환, 채무만기연장 등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31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지원여부를 최종 결정하려 했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의 지원안만으로는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신규자금지원 등 추가지원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하이닉스반도체의 최대 채권자이기 때문에 지원방안이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수정가능성이 있는데다 기존 방안이 채권단 회의에 상정된다 하더라도 부결될 수 있기 때문에 방안수정 가능성은 높다. 반도체 관련업계와 시장에서도 현재 마련된 지원방안은 채무상환.이자부담 등을 경감시킬 뿐이며 하이닉스를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회생책이 될 수 없다며 조단위에 이르는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신규지원 필요성에 대해 "임시계좌에 보관된 전환사채 발행대금의 사용용도 변경도 신규지원일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속인수제 적용당시 하이닉스가 만기회사채 가운데 20%를 자체상환해야 했지만 신속인수제 종료로 회사채가 일괄만기연장된다면 이도 신규지원일 수 있다"고 말해 추가적인 자금지원 가능성을 배제했다. 하이닉스에 대한 2차 채무조정안의 향방은 일단 31일 SSB의 설명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