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일본 도시바 메모리사업 부문 인수 여부가 증시에도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도시바의 D램사업 포기 자체가 반도체 선두 업체의 시장지배력을 굳혀 주고 반도체 경기의 바닥을 암시하는 '좋은 소식'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자칫 '독이 든 사과'를 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공시를 통해 "일본 도시바로부터 메모리사업 매수 의사를 타진받았으며 이를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전병서 조사부장은 "일단 D램 공급 측면에서 좋은 소식"이라며 "업체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경기의 바닥을 알리는 신호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개별 전략 차원에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D램 가격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도시바 메모리 부문을 직접 인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삼성전자 도시바 인피니언 3자간의 합작법인 지분 참여가 보다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삼성전자는 디지털기기 저장장치로 쓰이는 플래시메모리 부문에 대한 도시바와의 공조를 염두에 둘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도 이날 삼성전자가 도시바 메모리 부문을 직접 인수하는 데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