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모두 상환,IMF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났지만 주식시장에는 아직도 IMF 당시의 주가수준을 밑도는 종목이 널려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내용이 부실해졌거나 업황이 악화돼 주가가 하락했지만 구조조정 등을 통해 실적이 개선되고 재무구조가 나아지는 종목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IMF 경제위기로 종합주가지수가 최저점을 찍었던 98년6월16일(277.37)보다 주가가 낮은 종목(우선주 관리종목 등 제외)은 1백25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종목은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약화됐거나 업황이 악화된 기업들이다. 그룹관련 리스크로 주가가 급락한 경우도 많다.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주가 대표적이다. 반면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튼실하게 만들어가고 있으나 주가는 역사적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 꽤 있다. 성안은 영업이익이 2백43배 증가한 41억원을 기록,영업이익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주가(27일 종가)는 3천1백30원으로 98년6월16일의 8천8백60원보다 64.6% 하락했다. 이노츠의 경우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선도전기는 영업이익이 흑자전환됐고 순이익도 76.40% 증가했다. 하지만 주가는 IMF때보다 훨씬 싸다. 영원무역 종근당 메디슨 미래와사람 광동제약 등도 지난 상반기 실적이 전년동기보다 호전됐지만 주가는 IMF수준을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IMF때보다 주가가 싸다고 해서 무조건 저평가됐다고 보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98년보다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경제상황이 개선됐는데도 주가가 회복되지 못한 것은 기업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기업구조조정이 착실하게 이뤄져 실적과 재무구조가 안정화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기업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곳은 없다"며 "주가가 싸다고 해서 무조건 접근하는 것은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종목 선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