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기업공개(IPO) 당시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끌었던 기업들의 주가가 경제 침체로 비틀거리고 있다. 기업공개가 봇물을 이뤘던 지난 98년-2000년초 이후 기업들의 주가는 초반의 열광적인 관심과는 달리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다만 주가 하락으로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된 기업은 거의 없다. 30영업일 동안주가가 주당 1달러 이상을 넘으면 상장이 가능한 나스닥 상장 요건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8년 이후 상장된 1천88개 기업 가운데 상장 폐지된 기업은 20개에이르며 그나마 상장 폐지사들도 강제로 퇴출당한 것이 아니라 합병이나 자진 도산에따른 결과라고 나스닥 관계자는 말한다. 특히 지난해 2개의 기업이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된 것에 비해 올해 들어 심화된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상장 폐지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지난 99년에는 7개, 지난 98년에는 11개 기업이 나스닥에서 퇴출 당한 바 있다. 지난 88년 11월 나스닥에 상장했던 더글로브 닷컴의 경우 첫날에 상장 주식가격9달러보다 605.56% 오른 채 장을 마감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었다. 그러나현재 주가는 상장당시보다 96%나 하락한 상태다. 심지어 더글로브 닷컴은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된 몇 안되는 기업들중 한 곳이되어버렸다. 최근 이 회사는 인력 감원 등 매각 계획과 함께 자사의 웹사이트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기업공개 첫날 실적 톱 10중 1위기업이었던 VA 리눅스 시스템스도최근 주가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이 기업은 지난 98년 12월 상장 첫날에 주가가697.5%나 올랐지만 현재 97%나 떨어진 상태다. 이밖에 기업공개 첫날 실적이 톱 10에 들었던 파운드리 네트웍스, 웹메서드, 프리마켓 등 웹 관련 기업들의 최근 주가는 기업공개 첫날보다 각각 85%, 90%, 86% 하락했다. 이처럼 기술주의 랠리에 힘입어 상장 당시 폭발적으로 주가가 치솟았던 웹 관련기업들은 이제 나스닥의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IPO신디케이트의 편집장 존 피지본은 "상장과 함께 주가가 치솟았던 기업들은대부분 인터넷 회사였다"면서 "지난 3년간은 인터넷 기업에 대한 광기의 시대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