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재료에도 무덤덤한 증시에 투자자들이 지쳐가고 있다. "증시 불감증"을 고쳐줄 "명약"(모멘텀)을 애타게 찾고 있지만 쉽게 구해질 것 같지 않다. 침체의 "늪"에서 탈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국내외 경기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560~570선에 걸쳐있는 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에 꼼짝없이 갇혀있었다. 그래도 기대감은 살아있어 투자자들이 덜 오른 종목으로 휩쓸려 다니면서 활발한 종목별 순환매가 이어졌다. 이번주 증시도 박스권(550~580)의 횡보장세속에 종목별로 매기가 순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재료점검 및 전망=지난주에 △IMF(국제통화기금) 대출금 상환 △미국 금리 인하 △반도체 BB율(주문출하비율) 상승 △하이닉스반도체 자금지원 난항 △현대투신 외자유치 불협화음 등 제법 굵직한 재료들이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번주에도 몇가지 재료들이 있지만 장세를 좌우할만한 모멘텀은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 지수가 4% 이상 급등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추세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 29일 발표되는 한국의 7월 산업활동과 경상수지도 좋아질 게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내외 경기지표가 기존 추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보인다. 580선 위에 밀집돼 있는 매물대벽을 뚫기에도 시장 체력이 부족한 상태다. 580선 돌파에 거듭 실패한 점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지수는 550∼580선에서 헤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듯하던 현대투신 외자유치와 하이닉스반도체 자금지원 등 국내 기업 구조조정 변수가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점은 눈여겨 봐야할 변수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순환매 장세에 대비,우량 금융주와 내수 관련 실적호전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하고 있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S&P 국가신용평가팀이 27일 방한한다"며 "국가 신용등급 상향에 대비한 선취매가 예상되는 우량 은행주와 한국전력 포항제철 삼성전자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추세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환차익을 고려한 외국인의 선취매 종목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팀장은 "외국인 매수종목과 대중주,실적호전 내수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세에 탄력이 붙으면 외국인 선호주와 대중주에 중점을 두고,조정세를 보이면 실적 호전 내수주의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는 "내수주 중 실적 호전세가 두드러진 제약주와 한국전력 등 외국인이 선호하는 환율 하락 수혜주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