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신경제를 대표하는 IT기업들의 실적은 악화됐지만 전통산업에 속하는 구(舊)경제기업들은 실적이 괜찮은 편이다. 불경기에 대한 내성이 강해져 앞으로도 성장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등의 선진 구경제기업들은 IT업종의 극심한 불황과는 대조적으로 지난 2.4분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미국 GE(제너럴일렉트로닉스)는 2.4분기 세후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36억달러로 집계됐다. 영국의 석유업체인 BP와 쉘도 2분기에 각각 사상 최대치인 38억달러와 35억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이밖에 영국의 제약업체인 그락소스미스크라인(GSK), 독일의 자동차회사인 BMW 폭스바겐, 프랑스 자동차회사 푸조, 독일 생명과학회사인 어벤티스 등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독일의 세계적인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SAP는 IT업체로서는 이례적으로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한 2억6천만유로를 기록,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SAP를 제외하면 비(非)IT업종으로 한결같이 세계적인 브랜드파워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데다 저수익 사업부문을 대폭 정리하는 등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마쳤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고수익부문에 투자를 집중해 자금의 효율성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미국의 톰슨파이낸셜사가 세계 27개국 1천7백9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예상 EPS(주당순이익) 전망에서도 구경제기업과 신경제기업은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톰슨파이낸셜사는 건설.자재 업종의 경우 올해 EPS가 전년대비 30.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엔지니어링 제약 음료 등 내수관련업종도 EPS 상승률이 1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반도체와 통신장비업체 등 IT업종의 올해 EPS가 전년보다 60% 이상 낮아질 것이란 전망과는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