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건설이 올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이익을 거뒀다. 상반기 성적표는 "매출액 2천1억원에 영업이익 2백65억원,경상이익 2백11억원,순이익 1백46억원"이다. 3년 연속 5% 이상의 순이익률을 기록 중이며 특히 상반기 7%대의 순이익률 달성은 상장사 중 몇 안되는 경영성과다. 1946년 중앙산업으로 출발,55년동안 건설업 외길만 걸어온 중앙건설의 저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중앙의 매출액은 대형 건설사에 비하면 결코 큰 게 아니다. 그러나 중앙을 아는 사람들은 대형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중앙만의 탄탄한 건설 노하우와 경영 능력을 높이 사고 있다. 중앙엔 항상 "알짜배기 건설사"란 별명이 따라붙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상반기 중앙이 이 같이 풍성한 실적을 거둔 이유론 견실한 내실경영과 철저히 수익성에 바탕을 둔 합리적 경영이 먼저 꼽힌다. 건설업계가 공공 공사 기근과 해외 수주 저조로 인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중앙이 영업실적을 쌓아나갈 수 있었던 건 회사의 역량을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중앙은 서울.수도권에서 주택 사업을 강화했고 분양실적도 뛰어나다. 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를 적소에 공급한 게 분양 성공으로 이어졌다. 분양이 잘 됐다는 건 계약금과 잔금이 제때 들어와 금융 부담이 줄어 든다는 말이다. 이는 수익률 상승 및 현금 유동성 확보와도 직결된다. 또 저가 입찰에 의한 무리한 수주를 지양하고 철저한 수익사업 중심으로 사업지를 선정,위험을 최소화했다. 외환위기는 중앙에도 시련을 던져주었다. 그러나 중앙은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면서 생산성 향상이란 덤까지 얻었다. 수익성이 없는 계열사와 사업은 과감히 처분하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다. 내부 조직에도 변화를 꾀했다. 피라미드형태의 부서별 조직을 통합.조정해 독립적인 팀체제로 전환하면서 생산성을 높였다. 품질관리에도 역점을 둬 지난해 한국능률협회에서 주관하는 ISO(국제표준기구)최우수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앙은 지난 80년대부터 본격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브랜드가 생소하던 시대에 "중앙하이츠"를 선보이며 아파트의 고급화 전략을 도입했다. "중앙하이츠"가 고급아파트의 대명사가 된 것도 오랜 시일을 두고 쌓아온 중앙의 인지도 탓이다. 중소형 아파트에도 고급 빌라형 인테리어와 마감재를 적용,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입주 후 벌이는 사후관리는 고객 만족은 물론 입소문을 통한 잠재고객의 확보에도 한몫했다. 건설업체간 우열을 짐작할 수 있는 시공능력평가에서 중앙의 선전은 눈부시다. 지난달 발표된 시공능력 평가에서 중앙은 지난해 72위에서 무려 25단계나 껑충 뛴 47위를 차지했다. 50위권 내 진입은 명실상부한 대형 건설사 반열에 끼게 됐다는 의미다. 중앙건설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지난 58년 한국 최초의 아파트인 종암아파트를 건설한 중앙은 하반기에도 고급주택시장과 아파트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