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바닥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국내 반도체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오랜만에 외국인의 매수세도 몰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부 생산업체의 감산과 계절적인 요인 등이 겹쳐 가격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증시에서 삼성전자 하이니스반도체 아남반도체 주성엔지니어링 이오테크닉스 등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의 반도체 및 장비업체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탔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3.49%와 4.15% 올랐고 아남반도체는 8.10% 급등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5.12%,이오테크닉스는 5.97% 상승했다. 이날 반도체주 강세의 배경은 반도체 장비 주문출하비율 상승과 일부 D램 가격 상승세,브로커들의 사재기 소식 등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미 업체들의 반도체 주문출하비율(BB율:수주÷출하)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미국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뒤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7월 반도체장비 주문출하 비율은 0.67로 전달(0.56)에 비해 좋아지면서 3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북미 현물시장에서는 64메가 SD램중 일부 품목의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반도체 주문출하비율은 반도체 현물 가격과 동행하거나 후행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지난달 조금 좋아졌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아질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수주가 조금 늘긴 했지만 양이 워낙 적어 본격적인 회복세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 부장은 "다만 반도체 가격이 바닥권에 가까이 왔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SK증권 전우종 팀장도 "업체들의 감산과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일시적인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본격 회복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