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중국 산동성에 진출했던 수정진동자(CRYSTALS) 관련제품 전문생산업체가 한국 기업 최초로 중국 증권시장 상장을 눈앞에두고 있어 침체에 빠진 한국 IT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청호전자㈜와 ㈜청호COMNET이 지난 92년 212만달러를 투자, 중국산동성 옌타이(煙臺)에 공장을 설립했던 KONEX(煙臺科耐思電子有限公司). 이 회사는 TV, VCR, 전자시계, 계산기, 이동통신기기, 컴퓨터 등 각종 전자제품에 `약방의 감초'처럼 반드시 필요한 수정진동자, 발진회로 부착 수정진동자(CRYSTAL OSCILLATORS) 등을 생산하는 업체. KONEX는 수정을 쌀알 절반정도 크기의 절편으로 잘라 이를 가공, IT소재로 만드는 뛰어난 기술력을 토대로 중국 시장에는 판매를 하지 않고 미국 IBM과 투슨트, 독일 지멘스 등 해외에 전량 수출, 작년에 2천1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 현재 1천50명의 종업원중 한국인 직원은 6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중국의 현지 IT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KONEX는 산동성으로부터 고신기술기업(高新技術企業)으로 인정받았다. 더구나 KONEX는 지난 8년간 옌타이시 납세순위 3위에 달할 정도로 성실 납세를해온 덕분에 중국정부의 신임을 받아 금년 4월 산동성 투자전문회사인 고신기술투자유한공사 등으로부터 1천277만6천달러의 투자를 유치, 한.중 합자회사로 변신했다. 중국 정부 투자회사가 외국기업에 현금출자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수년간 중국정부에 납세를 해왔고 지속적으로 기업 이익을 창출하면서 중국 증시 상장조건을갖춘 KONEX는 이를 기반으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증권시장에 손쉽게 상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됐다. 지난 90년 상하이, 91년 선전(深 土변川)에 각각 증시를 개설했던 중국 증시는 국가경제 규모에 비해 거래되는 기업수가 1천100여개에 불과해 상장만 되면 주가가 20배 이상 뛰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다른나라 시장은 기술주 주가하락으로 침체에 빠져들었으나 유독 중국만은 주가가 75%나 상승, 이상과열 조짐을 경고할 정도다. 한 예로 액면가 1위앤(元)에 상장했던 선전은행은 상장후 한때 5천위앤까지 치솟기도 했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KONEX는 상장시 주당공모액을 8위앤(액면가 1위앤), 상장 후 주당 시가를 25위앤으로 예상하고 있어 계획대로만 되면 시가총액 9억1천875만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급성장하게된다. KONEX 이범천 회장은 "중국은 각 성별로 상장될 기업 수를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 산동성 정부의 현금 투자를 받았고 산동성 정부가 상장을 재촉하고 있는 상태"라며 "중국 증시 상장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그동안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이 실패했던 이유는 주로 독자기업을 선호하고 중국측에서 볼 때 투명하지 못한 경영을 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시장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우리의 기업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기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