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한 상황이 지속될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 귀를 기울인다. 우선 내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목적이 있다. 또 다른 사람의 혜안을 배워보겠다는 의도도 배어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귀동냥에 혈안인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이다. 각 경제주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자신의 기대수익률을 가늠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입'은 폭발력이 크다. 때로는 시장 참가자의 목소리를 너무도 정확하게 대변,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그러나 설령 시장에 찬바람을 몰고 와도 '후유증'이라는 뒷말은 따라붙지 않는다. 그린스펀 닮은 경제관료 어디 없소.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