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에 개설된 주식활동계좌수는 지난 6월말 816만개, 7월말 825만개, 8월16일 826만개로 조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지만 증가분에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활동계좌수는 연초 랠리와 더불어 890만개 안팎까지 증가했다가 랠리가 시들해진 3∼5월에는 838만∼855만개로 줄어들었고 6월말에는 815만개로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증시가 본격적인 활황세를 타기 시작했던 지난 99년의 경우 주식활동계좌수가 1개월에 대략 30만∼40만개씩 늘어났던 모습과 비교해보면 7월이후 증가분 10만개를주식투자자 증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증협 관계자는 말했다.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종합주가지수가 524선에서 580선으로 상승한지난 7월23일부터 지난 16일까지 7조8천억원대 안팎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주식위탁계좌에 들어있는 현금잔고도 6월말 6조7천74억원, 7월말 6조3천643억원,8월16일 6조5천548억원 등으로 신규자금 유입이 없는 것으로 풀이됐다. 증협 관계자는 "주식활동계좌수가 증시 움직임에 후행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최근의 금리인하를 계기로 한 증시 상승세는 뚜렷한 활동계좌수 증가를 수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투신운용사의 간접상품에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으나 이는 단기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와 채권형 상품에 국한된 현상으로 순수 주식형 상품은 전혀 수탁고증가의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아래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에 따른 유동성 장세 출현 기대감이 반영된 이번 증시 상승세가 증시 주변자금의 정체 지속을 깨닫는 순간 일시에 무너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