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벽에 가로막힌 주가가 좀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주가는 종합지수 580선을 중심으로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뿐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70선 상향 돌파에 실패한 채 오름세 유지에 만족하고 있다. 매물대를 돌파하기 위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최근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개인과 기관이 차익 및 경계 매물을 쏟아내며 한 박자 숨을 고르고 있다. 외국인은 이미 오전에 전날 순매수 규모를 웃도는 매수세를 과시하며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고 있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580~630 사이는 최근 3개월 거래량의 약 64% 정도가 집중된 매물대"라며 "이 곳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투신권 등에 시중 유동성이 대거 유입되는 등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현실로 가시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2시 9분 현재 582.49로 전날보다 1.54포인트, 0.27%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19포인트, 0.28% 오른 69.23을 가리키고 있다. 거래는 주말을 앞두고 전날보다 줄었다. 거래소에서는 3억6,187만주, 1조4,742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2억2,597만주, 8,519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선물시장에서는 기관 매수세로 지수선물 9월물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보다 0.20포인트, 0.28% 오른 71.40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36으로 백워데이션 상태다. 프로그램 매도가 여전히 매수를 앞지르고 있다. 매도는 차익 186억원, 비차익 384억원 등 모두 571억원이며 매수는 비차익 거래 중심으로 233억원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이 888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이틀째 순매수다. 오전 한 때 순매수를 기록했던 개인은 200억원 매도 우위로 이틀째 팔자에 주력하고 있다. 기관은 사흘만에 매도 전환하며 627억원 어치를 팔았다. 상승 반전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1% 안팎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하이닉스, 미래산업 등 일부 반도체 관련주는 하락반전했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푸어스는 이날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장기신용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했다. SK텔레콤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한국통신은 MSCI 비중 확대 소식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고 한국전력은 원화 강세에 힘입어 닷새째 오름세다. 포항제철도 하반기 실적 호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반전했다. 환율 수혜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미 연방항공청이 우리나라를 항공 안전 위험국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4% 이상 약세다. 아시아나항공도 잠시 상승반전했지만 곧 내림세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은 닷새만에 내림세로 돌아서며 7,000원선에 턱걸이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신용등급 상향설에 힘입어 전날 상한가에 이어 13% 이상 급등, 나흘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연중 고점을 경신했던 건설업이 나흘째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수 63선을 상향 돌파,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 증권은 1% 이상 약세다. 내린 종목 435개로 오른 종목 361개를 앞질렀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는 KTF, LG텔레콤 등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하나로통신은 하락반전, 대형 통신주 간 등락이 엇갈렸다.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관련주는 2~5% 강세로 오전에 비해 상승 탄력은 둔화됐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