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금융장세 기대감이 이어지며 강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이 달러 약세 분위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선물시장에서도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상승폭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 16일 코스피선물 9월물은 오후 1시 55분 현재 71.55로 전날보다 0.55포인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9월물은 미국 나스닥의 지속된 하락으로 지난 14일보다 1.00포인트나 떨어져 출발한 뒤 69.70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낙폭을 줄인 뒤 상승 전환, 고점을 71.60으로 높였다. 외국인은 오전 중 순매도에서 신규매수를 5,000계약 이상으로 늘리며 240계약의 순매수로 전환했고, 차익거래 관련 매수세도 증가하며 투신의 순매수 규모도 2,800계약대로 증가했다. 반면 개인이 1,500계약의 순매도를 보이고 증권, 기금공제, 은행 등도 매도권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25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도가 차익 340억원, 비차익 280억원 등 620억원 수준이다. 매수는 비차익 280억원을 위주로 350억원으로 다소 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른 달러 약세 문제가 한일 정부의 개입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수출악화 우려감보다는 외국인 매수와 함께 환율수혜 가능성을 우선하는 쪽으로 긍정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LG투자증권 선물관계자는 "환율의 급격한 하락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며 "물가불안이 줄고 금리하락이 이어지면 시장체력이 강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본은 지난 화요일 금융완화 발표에 따른 기대감은 몸을 낮추고 대신 수출 악화 우려감에 닛케이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는 등 국내와 대조적인 분위기다. 달러/엔 환율이 두달 반만에 119∼120엔대로 급락한 가운데 달러/원도 1,270원대로 낮아지며 5개월중 최저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외환당국의 개입경계감이 높아지면서 추가 하락은 주춤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국제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체적으로 약세쪽으로 기울고 물량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단기 급락한 상황에서 한일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락속도가 조절되고 있다"고 말했다. 8월 들어서도 미국 경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내년까지 경기하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세를 얻어가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의 달러 급락 경고가 더해지며 달러 약세는 공식적인 핫 이슈가 된 상태다. 달러 약세는 국민경제에서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등 아시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수출이 8월들서도 7월에 이어 전년동월비 20%나 급감세를 지속하고 있어 경기불안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적으로 경기모멘텀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아진 상태에서 최근 주식시장이 금리하락에 따른 금융장세 기대감이라는 우회로를 타면서 반등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달러 약세에 대한 반응도 상대적으로 완화된 수준에서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특히 달러/원 환율의 하락이 달러/엔과 동반해서 이뤄지고 달러/원 하락은 물가불안감을 완화시키고 외국인 투자가에 환차익을 제공하는 측면이 있어 금리와 환율의 동반 하락이 증시에는 오히려 지수방어 논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양상은 종목별 반응에서도 그래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3% 가까이 급락하고 있으나 19만원선이 지켜지는 가운데 한국전력이 환율수혜 예상에 따라 5% 이상 급등하고 있다. 금리하락에 따라 증권과 은행, 보험 등 금융주와 건설업종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시장 전반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확산, 종합지수는 상승전환한 뒤 580선에 접근하고 있다. 동부증권의 선물 딜러는 "금융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가 견고해 좀더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달러 약세 전망에 따라 미국 일본 등 해외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시장의 상승기조가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