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박스권 상단부까지 내달았다. 이제 관심은 '유동성의 힘'이 어느 선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지에 쏠려 있다. 광복절을 앞두고 국내외에서 공급받은 에너지도 재충전이 필요해 보이는 만큼 휴일을 맞아 차근차근 포트올리오를 점검할 때다. 경기 침체 우려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탈출구로 등장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예상보다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 유동성 장세임을 뒷받침해 줄만한 뚜렷한 신호가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 나스닥 반등, 일본의 추가 금융완화 정책 등이 줄이어 뒤를 받쳐 주면서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시장에서는 현 장세를 유동성 장세로 표현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유사 유동성 장세' 정도로 규정하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 될 것이냐, 혹은 기대감만으로의 상승폭이 어느 정도일 것이냐에서는 견해가 갈린다. 현실적으로 초저금리가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담보해 주고 있지 않는 가운데 고객예탁금 증가나 주식형 펀드 자금 급증 소식도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 유동성을 공급할 만한 매수주체도 부각되지 않은 채 짧은 매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 박스권 대응 유효 = 목요일 증시는 이에 따라 '유동성의 힘' 보다는 '기대감의 지속성'을 테스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단 매물대 하단부에 진입한 만큼 조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대 관심 사항인 은행, 증권, 건설업종 지수가 주요 저항선을 돌파했지만 급등에 대한 부담은 상존하고 있다. 시장 움직임에 충실하게 대응하되 무리하게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차익 실현을 병행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많다. 결국은 경기 문제에 봉착하게 되면 박스권을 탈출하기 힘들다는 점을 지난 두 번에 걸쳐 경험한 만큼 섣불리 목표수익률을 높이지 말라는 얘기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최장기간인 7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최대 매수세력인 외국인 순매수 없이 추세 상승을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고 유동성에도 한계가 느껴진다. 외국인은 비록 순매도 규모를 축소하고 있긴 하지만 나스닥지수가 반등했음에도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삼성전자에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고 선별적이지만 은행, 건설주 매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물이 밀집한 20만원에 근접한 시점에서 외국인의 대응이 주목된다. 다만 이날 주가가 이달 초 급등하면서 세 번에 걸쳐 장중 돌파했으나 결국 등정에는 실패하며 높은 벽을 실감했던 570선을 가볍게 뛰어넘고 단기 박스권 상단부로 인식되던 580선에 근접하며 마감하자 유동성 장세의 초입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다소 힘을 얻고 있다. 건설, 은행, 증권 등 대중주의 순환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어 매물벽 돌파의 전제 조건은 충족됐다는 지적이다. 역시 대중주가 말복을 넘어 기력을 보충할 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 휴일엔 = 화요일 뉴욕에서는 7월 소매판매동향이 나온다. 지난주 베이지북에서 미국경제를 지탱하던 소비도 꺾이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지표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그간의 소비가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면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일엔 7월 산업생산과 6월 기업재고동향이 발표된다. 시장은 경제지표의 회복 신호보다는 다음주 예정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폭에 미치는 영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반기 국내 기업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최근 유동성에 가리긴 했지만 최근 장세의 한 축이 경기이며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실적임을 감안할 때 여유있게 '나무'를 들여다 볼 시기다. 대부분 실적이 이미 반영돼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중소형주가 상당수 존재하는 상황이므로 찬찬히 훑어볼 필요가 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