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사흘째 상승하며 단번에 박스권 상단까지 닿았다. 경기둔화와 IT업종 부진 속에서 조정 이후 반등 논리가 정부의 경기활성화 의지와 금리인하 기조를 배경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를 포착, 현물이 거래증가 속에 상승하자 선물도 이에 따랐다.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이레째 순매도를 지속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았고 차익실현용 매도로 파악돼 악재로 인식되지 않았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투기매수가 일본 주가 급등에 급류를 타며 유입됐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 9일 두달 연속 금리를 내렸고, 미국이 오는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일곱 번째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중앙은행(BOJ)의 금융완화 정책이 더해지며 유동성 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더욱이 시장베이시스가 장중 백워데이션이 완화, 비록 선물의 혼조권 양상을 전망한 것이긴 하지만 프로그램 매수가 대량 유입, 그동안 비어있던 잔고를 일부 채우며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14일 코스피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2.00포인트, 2.90% 오른 71.00으로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7월 6일 이래 40일만에 처음으로 71대로 진입했다. 9월물은 미국 나스닥지수의 7일만의 반등 속에서 전날보다 0.30포인트 오른 69.30에 출발해 오전을 70선 안쪽에서 상승세가 유지됐다. 현물시장에서 금융주에 대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일본 주가 급등이 전해지면서 외국인의 선물 매수로 70대에 진입한 뒤 프로그램 매수 증가로 현물이 다시 오르자 71.20까지 내닫기도 했다. 그러나 장후반 수요일 광복절 휴일을 앞둔 상황에서 증권 등에서 포지션 청산이 들어오고 거래소에서 개인의 이익실현 매물이 급증하면서 상승열기가 주춤하며 상승폭을 조금 내주며 마쳤다. 이날 거래량은 11만3,890계약으로 전날 10만계약에 비해 늘었고, 미결제약정수량은 5만4,896계약으로 전날보다 185계약 감소했다. 거래대금은 4조원 수준이었다. 시장베이시스는 선물 상승폭이 코스피200지수의 상승폭보다 커 백워데이션이 다소 완화, 마이너스 0.23으로 마쳤다. 장중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이 보합까지 완화됨에 따라 투기적인 프로그램 매수가 대량 유입돼 모처럼 매도를 크게 앞섰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463억원에 비차익 688억원을 합쳐 모두 1,151억원에 달했다. 매도는 차익 46억원, 비차익 287억원 등 333억원이었다. 외국인은 환매수 5,300계약을 앞세우고 신규매수를 4,729계약을 더하며 2,273계약을 순매수하며 장을 이끌었고, 보험과 기금공제, 은행 등이 순매수로 매수세를 형성했다. 반면 프로그램 매수에 집중했던 투신은 2,887계약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74계약, 장막판 차익실현으로 지수상승을 막았던 증권은 763계약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종합지수는 삼선전자가 3% 이상 급등하고, 증권, 보험, 은행 등 금융주가 지수급등을 선도하면서 전날보다 15.15포인트, 2.70% 급등한 577.15로 마감했다. ◆ 추가상승 시도 예상 = 시장전문가들은 모처럼 기관이 매수에 나섰다는 점, 국내에 금리인하 기조와 정부의 경기살리기가 지속되고, 미국, 영국, 일본 등 대외적으로도 금리인하에 대한 동조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지수가 수직상승하며 박스권 상단에 접근하긴 했으나 대기 매물이 만만치 않고, 선물시장의 시황관이 엇갈리고 있어 콘탱고 전환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외국인인의 현물 매수가 받쳐주며 현재 16만원 또는 18만원에서 20만원대에 묶여있는 삼성전자가 추가상승할 수 있어야 지수레벨업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지수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증권주가 최근 거래부진에 따라 실적이 좋지 않고, 건설주 역시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을 이끌어 내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선물옵션팀 관계자는 "선물 상승은 현물 거래소시장에서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달려있다"며 "종합지수 상승이 나타나야 선물시장에서도 시황관이 긍정쪽으로 집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방경직성이 있어 매수에 부담이 없는 데다가 유동성 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목요일 한번더 분출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지수가 박스권 상단부를 뚫고 레벨업을 이루려면 삼성전자 등 지수관련주가 매물벽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도 일본의 닛케이가 금융완화 정책 발표로 급등했으나 일본경제가 아직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닛케이 급등에 연속성을 줄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반등의 실마리는 미국에 달렸다. 경기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큰 급등세를 보긴 힘들겠지만, 오는 21일 금리인하를 앞둔 상황에서 경기둔화요인을 배제하고 얼마나 견고하게 반등논리를 가져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 관건이다. 한빛증권의 한 선물 딜러는 "외국인의 현물 매도가 크지 않는 등활?싶어하는 쪽은 많지 않은 듯하다"며 "더욱이 시장베이시스 콘탱고 전환으로 약 3,000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가 들어오면 지수가 한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박스권이 견고해 한꺼번에 뚫고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시장베이시스 역시 아직 백워데이션 상태이고 증권사 등 상품거래가 많지 않아 좀더 주변여건이 성숙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