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이노텍 골드뱅크 등 코스닥 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 다른 등록기업의 우선주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이들 기업이 주가가 이상급등하는 경향이 강한 우선주를 일반공모가 아닌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인수하고 있는데 대해 "머니게임의 새로운 수단이 될 수도 있다"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증권관련기관에서도 신규로 등록되는 우선주가 상장될 때마다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 관련,제3자 배정방식 등을 놓고 발행사와 인수회사간 모종의 연계가 있는지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코스닥증권시장(주)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휴먼이노텍의 자회사인 휴먼캐피탈은 오는 28일 실시하는 테크원의 제3자배정 우선주 유상증자에 인수자로 선정돼 1백37만여주를 인수키로 했다. 발행가격은 보통주의 시가보다 9.65% 낮은 3천6백50원(액면가 5백원)이다. 휴먼캐피탈의 박종국 사장은 "발행사인 테크원이 기업인수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우선주를 발행하게 된 것으로 안다"며 "마침 뜻이 맞아 증자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휴먼캐피탈은 휴먼이노텍이 지난 1월 25억원(지분율 83.3%)을 투자해 설립한 자회사로 금융감독원에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사설 금융회사다. 현재 어음할인,대출업무 등을 취급하고 있다. 골드뱅크가 9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비캐피탈도 지난 2일 이티아이의 우선주 유상증자분 전량(2백40만주)을 제3자배정 방식으로 인수키로 했다. 금감원 비등록 금융기관인 지비캐피탈은 이를 위해 골드뱅크로부터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28억원의 자금을 3개월 만기에 연12%의 금리로 빌렸다. 지비캐피탈의 신병덕 실장은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투자대상을 고르는 과정에서 이티아이의 증자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유가증권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대해 곱지만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경기악화로 본업인 영업 실적이 부진해지자 이같이 투자로 자회사의 지분법 평가익을 통한 '실적 부풀리기'를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휴먼이노텍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이 5천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영업적자는 1억8천만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골드뱅크의 경우 작년에 이어 지난 1·4분기 순이익이 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우선주가 보통주의 두배 이상으로 비정상적인 급등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발행사와 인수사간에 앞으로 발생할 막대한 시세차익을 배분하는 암묵적인 묵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감독기관의 한 관계자는 "우선주 인수자의 선정과 향후 막대한 자본차익의 배분을 둘러싸고 이면계약을 작성한다는 소문이 돌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비캐피탈의 신 실장은 "대주주인 골드뱅크가 이번 유상증자를 주선한 것은 사실이나 대주주에게 지분법 평가익을 넘기기 위한 투자는 아니다"고 밝혔다. 휴먼캐피탈의 박 사장도 "테크원의 대주주와 휴먼이노텍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