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바닥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비관론'과 '낙관론'이 맞부딪치고 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10일 "D램 가격이 대세하락기에 있으며 오는 4.4분기에도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힘을 얻은 '연말 반도체 경기 바닥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 가격 인하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 출시가 침체된 PC 수요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내년 1.4분기에는 비수기를 맞아 현재보다 어려운 '최악의 시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낙관론자인 우동제 현대증권 반도체팀장은 이날 "지난 9일 도시바가 D램 감산을 결정하는 등 감산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9월부터 계절적 요인에 의해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경우 감산효과가 가시화되면서 D램 가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엎치락 덮치락하는 사이 반도체주는 안개 속을 횡보 중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5일 만에, 하이닉스반도체는 4일 만에 반등했지만 아무도 내일을 점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