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라' 요즘 증권사 코스닥종목 추천팀에 비상이 걸렸다. 자칫 추천을 잘못 했다가 '봉변'을 당할까 우려해서다. IT(정보기술)경기가 워낙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코스닥 관련업체에 대한 종목 추천에 더욱 몸조심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추천 종목에 대한 재무위험을 찾아내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은 내부용 리스트까지 만들어 종목 추천때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다산 퇴출 결정에서 코스닥위원회가 등록기업을 선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점도 증권사들의 조바심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과 함께 재무상태를 꼭 확인해야 혹시 있을지 모를 투자 위험을 피할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작성에 들어간 증권사=A증권사는 연속해서 영업이익 적자를 내고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기업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대상 리스트를 최근 작성했다. 이들 기업의 경우 종목 추천때 재무상태를 조사한 뒤 미심쩍은 구석이 있으며 추천 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B증권사는 해외 전환사채(CB)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대규모로 발행한 기업을 중심으로 위험 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크게 내려 이들 CB나 BW가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고 대신 현금 상환 요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 경우 유동성이 넉넉지 못한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을수 있다는 분석이다. LG투자증권의 전형범 책임연구원은 "부채비율이 높아 재무위험이 있는 기업이나 관리종목은 일반 추천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왜 본격화되나=지난달 중순 D증권사가 추천한 컴퓨터 관련 종목이 추천과 동시에 3일 연속 하한가를 치며 40% 이상 급락,해당 증권사가 곤욕을 치렀다. 영업적자가 이어진 상태에서 자금난설에 휘말린 때문이었다. 유리생산 업체인 C사도 지난달 자회사가 부도나 20억원에 가까운 특별손실을 내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이같은 불안 요인이 증권사들을 리스크 관리쪽으로 내몰고 있다. 위험요소 점검을 소홀히 해 자칫 추천 종목의 주가가 급락할 경우 이미지 손실은 물론 소송까지 당할수 있다는 불안이 깔려있다. 최악의 상황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무위험에 대한 소문만으로도 주가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전략=증권전문가들은 "불황기때 투자의 기본은 기업의 안전성"이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기업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근간은 바로 재무상태를 따져보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SK증권의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투자대상 기업에 대해 잘 모를 경우 적자여부 현금보유현황 주식연계채권규모 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LG투자증권의 전 연구원은 "실적 호전 재료도 재무상태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가 기본 점검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분기별로 적자가 이어지는 기업,자회사 등에 대한 지급보증이 많은 기업 등은 사전에 기업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