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내수관련 가치주다" 주가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한동안 기세등등하던 삼성전자 등 핵심블루칩이 주춤하자 종합주가지수도 게걸음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이 있다. 바로 내수관련 가치주다. "유통.음식료.제약주"는 지수약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승하면서 내수관련 "신(新)트로이카주"로 자리잡았다. 최근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구조조정진전을 등에 업고 건설주와 은행주가 동참하면서 "신5인방"이 증시를 평정할 태세다. 실제 8일 종합주가지수가 약보합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 롯데제과 신도리코 부산가스 등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내수관련 가치주 돌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내수관련 가치주가 뜰수 밖에 없는 이유로 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실시될 것이라는 점 재무구조가 우량하다는 점 등 4가지를 꼽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다=우리나라 수출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70%를 웃돈다. 따라서 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수출이 회복되는 것이 급선무다. 그렇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수출증가율은 지난 3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7월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벌였다. 특히 지난 7월 수출증가율은 마이너스 20.0%를 기록,월별 수출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나타냈다. 이렇다보니 수출 관련주는 자동차주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더욱이 3·4분기 이후에도 수출이 쉽게 되살아날 조짐이 없는 만큼 수출 관련주보다는 내수 관련주가 각광받을 공산이 크다. ◇내수가 살아난다=수출과 달리 내수는 회복 기미가 역력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00.3으로 나타나 100을 넘어섰다. 소비자기대지수가 100을 넘으면 6개월 후 소비지출을 늘리겠다는 가구가 소비지출을 줄이겠다는 가구보다 그만큼 많다는 걸 뜻한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생산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경기부양책이 실시된다=정부는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하반기 재정지출을 10조원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감세정책 실시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성격상 내수 관련주가 우선 수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수출은 상대방이 있는 만큼 정부의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건설주와 금융주 등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도 바로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재무구조가 건실하다=내수비중이 높은 기업은 상반기 중 빼어난 실적을 냈다. LG전선 LG건설 현대백화점 등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더욱이 이들 내수 관련 가치주는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꾸준한 구조조정 덕분에 부채비율은 1백% 안팎이다. 여기에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아 한번 상승탄력을 받으면 기세가 대단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올 들어 태평양 남양유업 롯데칠성 한국전기초자 등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려가 있다면 그동안의 상승폭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태평양 웅진닷컴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은 연초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를 감안하면 내수 관련 가치주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