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대표 황두열 부회장)는 국내 최대의 정유회사다. 전국에 26개 판매대리점과 3천7백여개의 주유소를 갖고 있다. 전국 5만여개의 'OK캐시백 서비스'와 함께 주유소에 딸린 경정비센터인 '스피드메이트', 주유소 편의점인 'OK마트' 등도 웬만한 사람에겐 익숙해졌을 정도로 시장지배력이 엄청나다. 정유사는 속성상 국제원유값과 환율동향에 민감하다. 국내에서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만큼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원유값이 뛰거나 환율이 오르면 정유사는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다. 지난 상반기중 SK는 환율상승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SK의 상반기 매출액은 7조7천3백43억원. 작년동기보다 13.4%나 증가했다. 국내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상당한 신장세다. 영업이익도 5천2백6억원으로 작년동기에 비해 27.4% 늘어나는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경상이익은 작년동기보다 43.0% 줄어든 1천5백11억원에 그쳤다. 원인은 다름아닌 환율상승 때문이다. 여기에 내수경기의 침체로 국내 석유제품의 수요가 감소한 것도 이익감소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부진이 SK의 기업가치를 잠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여전히 석유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는데다 하반기 들어 환율도 하락세여서 반사이익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물론 변수가 없는건 아니다. 오는 9월부터 '복수 폴사인(상표표시)제'가 실시되면 정유사들의 판매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SK가 보유한 SK텔레콤 지분의 매각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SK의 시장지배력이 탄탄해 복수폴사인제가 실시돼도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그룹이 SK텔레콤지분 매각대행을 맺은 시그넘Ⅸ와의 계약기간을 9월말로 연장, 지분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신영증권은 이를 감안, SK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3개월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추산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