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관심을 둘 때다. 종목별 수익률 장세에 대비한 단기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 화요일 증시는 닷새 상승을 거쳐 저점을 한 단계 높인 가운데 하방경직성을 단단히 했다. 수요일 증시는 좁은 박스권을 그리며 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 탄력이 크게 둔화됐다. 반도체 관련주가 그간 상승을 주도해 왔고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감안할 때 위로의 지수 움직임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확인했 듯 통신 은행주 등이 공백을 메우고 있어 아래로 공간도 넓지 않다. 또 차익매물 출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다른 편에서는 이달 들어 한결 나아진 투자심리를 바탕으로 꾸준히 저가 매수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외국인이 철저히 뉴욕 증시에 연동된 매매 패턴을 구사하면서 지수 관련주 추세 확인을 제한할 것이고 매매주체로 부각은 뒤로 미뤄질 전망이다. 여드레 만에 돌아온 개인 순매수도 연속성을 담보하고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밖에 거래량이나 거래대금, 고객예탁금 추이가 유동성 장세를 뒷받침할 만큼 크지 않은 가운데 목요일 옵션만기에 따른 단기 변동성 확대, 콜금리 인하 여부 등을 확인하고 가자는 관망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현 장세를 기술적 반등의 마무리로 파악하든, 시장 관심이 경기에서 유동성으로 넘어가는 국면으로 인식하든 간에 나름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접근할 때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장세 변화에 유연하고 순발력 있게 대처하기 위한 적절한 현금비중 유지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유동성장세를 기대하고 중기적으로 매수에 가담하기는 부담스럽다. 두 번의 실패를 겪은 경험칙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위험에 비해 돌아오는 '과실'이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7일 주가는 엿새만에 내림세를 나타냈다. 최근 상승에서 세 축을 이뤘던 반도체, 통신, 금융주는 방향을 달리했다. 상승을 리드했던 반도체는 가라않고 은행 등 금융주는 떴다. 통신주는 체면을 유지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시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며 그 골이 깊지 않았던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뉴욕증시 하락에 따른 외국인 매도와 반도체주 급락에도 불구하고 은행, 증권, 건설 등 대중주가 빈자리를 메워 향후 주변 여건 변화에 대처하기가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지난 사흘간 20만원 공략에 실패했던 삼성전자는 인텔 악재를 받아 3% 이상 급락했다. 월요일 뉴욕증시에서는 가격 경쟁에 따른 수익악화에 휩싸인 인텔과 AMD가 각각 4.4%와 8.5% 속락하면서 반도체 지수를 1.48% 끌어내렸다. 반도체 바닥론을 줄기차게 주장했던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조너선 조지프는 인텔의 내년까지 수익전망을 낮춰잡았다. 리먼 브러더즈의 댄 나일즈는 AMD와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텔이 이달중 펜티엄4 프로세서 가격을 절반 가까이 인하키로 했다고 전했다. 최근 상승세에 불을 지핀 메릴린치 보고서에 인텔과 AMD의 투자등급 상향은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반도체주가 최근 시장 수익률을 초과한 데다 반도체 실물 경기 회복 신호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지 않은 가운데 나온 우회적인 반박으로 인해 반도체 관련주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관심은 유동성 기대감을 바탕으로 은행, 증권 등 금융주에 건설주가 더해진 '대중주'에 모아졌다. 이번 분기 공공투자 4.3조원 확대, 하반기 IT 기업에 3,150억원 추가지원 등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 노력에 목요일 콜금리인하 기대감, 저가메리트 등 호재가 어우러져 있다. 여기에 은행주는 국민 주택은행 합병, 증권주는 현대 대우증권 매각이 걸려있다. 건설주는 경기부양정책과 임대주택 15만호 건설 등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소 인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이달 안으로 결정된다는 AIG의 현대증권 인수와 GM의 대우차 인수, 본격화된 대우전자 매각 등 구조조정 관련주 향방도 관심범주에 올려야 한다. 이들 종목이 반도체 빈자리를 얼마나 메울 수 있을 지, 선두에 나서며 여타 종목으로 매수분위기를 확산할 수 있을 지 아니면 순환성으로 끝날 지 주목된다. 화요일 뉴욕에서는 2/4분기 생산성과 6월 소비자신용이 나온다. 이미 추계치가 발표된 2/4부기 국내총생산(GDP)를 감안했을 때 큰 영향력 행사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보다는 장 종료 후 기업실적 시즌의 마무리를 장식하게 될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의 실적발표와 향후 전망, 그리고 그에 따른 반응이 관심거리다. 시스코는 전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주당 37센트의 손실을 낸 바 있다. 4/4분기에는 시장의 예상치를 벗어나지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분기 전망에 따라 국내 증시에 일정 부분 여파가 남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옵션 만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선물옵션 시장 움직임과 시장베이시스 추이가 주목된다. 6일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1,812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만기를 앞둔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