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법인의 상반기 실적발표(15일)를 앞두고 기업실적이 증시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이 향상된 상장사는 장세와 무관하게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는 등 주식투자자가 시장을 바라보는 잣대가 실적으로 바뀌는 양상이 완연하다. 7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롯데제과가 대표적이다. 이날 롯데제과는 전날보다 2만5천원(13.22%) 급등한 21만4천원에 마감되며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확고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대표적인 실적우량 가치주로 꼽히는 신세계 태평양 농심 유한양행 등도 약세장에서 단연 돋보였다. 이날 신세계와 유한양행은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으며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중앙건설도 사흘연속 상승하며 신고가 행진에 동참했다. 내수관련 실적주인 농심은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었고 태평양도 강세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을 이끈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되면서 기업실적이 투자의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한적인 실적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실적이 탄탄한 종목의 경우 하락기에도 낙폭이 작거나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렸다는 측면에서 향후 추가상승의 모멘텀은 기업실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박상욱 현대증권 시황팀장)는 설명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지난 7월24일 이후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군은 금융주와 실적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특히 금융주는 부실여신 비율이 낮아졌다는 구조조정 측면보다는 예대마진 증가에 따른 실적향상 부분이 부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종금주와 건설주의 상승세 역시 실적개선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현재 금융주 건설주 제약주 등이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순환매가 확산되기보다는 실적우량주 중심으로 제한되는 양상"이라며 "이같은 분위기는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수관련 대형주의 경우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되돌림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라며 "실적이 주가에 반영된 대형 우량주보다는 기업실적이 뒷받침되는 대중선호 중저가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상욱 팀장은 "6∼7월 주가급락기에 상승세가 꺾여 일정부분 조정세가 진행된 구경제 관련 실적주에 대해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