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주문에 놀아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허수주문으로 장난치는 세력을 역이용해서 오히려 혼을 내 주는 방법은 없을까?" 정작 매매의사가 없으면서 매수세를 이끌어낼 목적으로 대량의 호가주문을 내는 허수주문이 횡행하고 있다. 상장.코스닥 종목의 절반정도인 6백여개 종목이 허수주문에 이용되고 있을 정도이다. 허수주문에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철칙. 허수주문의 방식과 해당종목 수법 등을 파악하고 세력들이 빠지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쳐야 한다. 허수주문의 판별법과 역이용하는 대응요령을 소개한다. ◇ 허수주문의 유형 가장 고전적인 것이 일반형.매매가 체결되지 않을 만한 하한가 근처에 대량(보통 10만주 이상)의 매수주문을 깔아 놓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총매수잔량이 갑자기 늘어난다. 이를 본 선량한 투자자들은 사자 주문이 팔자 주문보다 월등히 많다는 것을 보고 매수주문에 나서게 된다. 어느정도 주가가 오를 때 세력들은 보유주식을 팔고 허수주문도 취소한다. 요즘은 공격형이 주로 사용된다. 단말기에 매수호가 5단계와 매도호가 5단계, 그리고 총(매수.매도)잔량이 나온다는 점을 이용한다. 가령 현재가가 1만원인 A주식의 매수호가가 9천9백50원, 9천9백원, 9천8백50원, 9천8백원, 9천7백50원 등 5단계 호가로 나타날 때 세력들은 가장 낮은 9천7백50원에 대량의 매수주문을 허수로 낸다. 이후 9천8백원에도 허수주문을 낸다. 점차 매수호가가 높아지고 총매수잔량도 늘어나 선량한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유인하게 된다. 1∼2백원 정도 주가가 오르면 그 가격에 보유주식을 팔고 허수주문을 모두 취소하는 수법을 쓴다. 이밖에 △동시호가형(매수호가가 보이지 않는 동시호가때 대량의 매수주문을 내고 호가마감시간 직전에 주문취소) △종가관여형(마감 동시호가때 허수주문을 내 주가를 높인 뒤 시간외매매때 보유물량을 매도) 등이 있다. ◇ 총잔량을 잘 살펴 역이용하라 일반형 허수주문의 경우 역이용하기가 비교적 쉽다. 총매수잔량과 총매도잔량의 변화를 살펴본 뒤 총매수잔량의 변화가 크면 허수주문으로 판단하면 된다. 이 때 주가가 점차 상승하다가 하락세로 꺾이자 마자 재빨리 매도하는 것이 허수주문을 역이용하는 방법이다. 매수량이 보이는 5개 호가로 허수주문을 내는 공격형의 경우 허수주문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대로 순차적으로 호가를 높이면서 매수주문을 내면 허수주문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럴 경우 목표수익률을 세력들이 설정한 목표치보다 더 낮춰 매도하는 수밖에 없다. 또 기술적 지표상 박스권 탈출 또는 골든크로스 발생 등 매수신호를 틈타 허수주문을 낸 뒤 물량을 털어내고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허수주문이라는 확신이 들면 기술적 지표의 매수신호를 매도시점으로 삼아 역으로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정석투자로 대응하라 전문가들은 허수주문을 역이용해 초단타매매로 대응하기보다는 정석투자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의 I종목에는 80만∼2백만주의 허수주문이 들락날락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주가가 요동을 치고 있는 실정. 이런 종목에 눈길을 주지 말고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골라 장기투자하는 것이 허수주문을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