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가 코스닥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으로 유행중이다. 최대주주가 바뀐 등록기업들이 사업자금 조달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저금리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큰손'들이 시세차익을 겨냥해 우선주 투자에 나서는 것도 발행을 부추기고 있다. 부도기업의 출자전환이나 구주주나 직원 사기진작 차원에서 발행되던 기존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전제 조건은 대주주·대표이사 교체=변압기 등을 만드는 이티아이는 5일 시설·운용자금 조달용도로 제3자 배정방식으로 우선주 2백40만주를 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비캐피탈이 전량 인수하는 이 물량은 주당 2천5백원에 발행돼 오는 29일부터 거래가 시작된다. 휴먼이노텍도 지난 5월 공모로 우선주 5백만주를 발행했다. 거래소의 KEP전자도 지난 4월 1천2백만주의 우선주를 발행해 일반공모했다. 우선주 발행 기업들은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변경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티아이는 지난달 16일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배문영씨가 지분 21.58%(3백만주)를 장외매각,최대주주가 케이앤케이인베스텍으로 바뀌었다. 이틀 뒤 주총에선 케이앤케이인베스텍의 남윤용 대표가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휴먼이노텍도 우선주 발행 뒤 실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지난달 21일 '편리한기업캐피탈'로 교체됐다. 굿모닝증권 관계자는 "기존 대주주가 떠나는 시점에 우선주가 발행되는 게 특징"이라며 "새 경영진이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우선주 발행인가=기업과 인수자가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자금조달이 수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발행기업 입장에선 시장에 별도 등록돼 보통주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의결권도 없어 걱정거리가 보통주보다 적다. 실권 가능성도 낮다. 사전에 공모에 참여할 '제3자'를 미리 물색하기 때문이다. D증권 관계자는 "최근 우선주 공모를 문의하는 기업들은 발행물량을 인수할 제3자를 정한 곳이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인수자도 손해볼 게 없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은 지난달 우선주 이상급등에 제동을 걸려고 거래정지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약발'은 오래가지 않고 있다. 최근 우선주들은 거래급증 속에서 주가 급등세를 재연하고 있다. 휴먼이노텍 우선주는 지난주 연이틀 회전율이 1백%를 넘었다. 이티아이 우선주도 가격급등이 예상된다. 다른 종목들의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높은 상황에서 등록 기준가가 보통주와 같게 책정됨에 따라 비지캐피탈이 주식을 내놓지 않을 경우 거래없는 상한가 행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우선주를 매입할 때엔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거래소와 달리 코스닥기업 우선주는 배당액이 액면가의 3%선에 그치고 있다"며 "단순히 배당을 노린 투자로 해석하기엔 무리인 만큼 이상급등 후유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