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국내 증권업계에 투자은행의 등장를 촉진하고 증권사 구조조정을 촉발하는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계굴지의 외국계 증권사가 조만간 국내에 진출할 예정인데다 이미 국내에 진출한 증권사들은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고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의 전유물이었던 발행시장에도 진출을 선언하는 등 국내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세계 5대 증권사인 리먼브라더스가 이달중 서울지점 설치 예비허가신청서를 금감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먼브라더스의 서울지점 설치허가와 관련해 협의가 거의 끝나 이달중 예비허가신청을 할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하반기중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리먼브라더스 이외에도 상당수의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외국계 증권사들의 시장점유율도 가파르게 상승, 국내 증권업계를 잠식하고 있다. 금감원 조사결과 19개 외국증권사 국내지점의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지난달말 현재 거래소시장 13.5%, 코스닥시장 0.8%로 평균 6.9%를 기록해 지난 1월 5.6% 4월 6.3%에 이어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이들 19개 외국증권사 국내지점에 굿모닝, 살로먼, KGI 등 외국인이 대주주인 10개 증권사를 합한 시장점유율은 18.6%로 지난 1월 16.4%, 4월 18%에 이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특히 거래소시장의 경우 점유율이 지난 1월 20%였으나 지난 4월 24%로 높아졌으며 지난달말에는 24.9%로 국내 증권시장의 4분의 1이 외국계에 의해 장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증권사 국내지점들은 회전율이 국내 증권사들에 비해 훨씬 낮는 등 약정고보다는 고객의 수익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최근 일부 국내 법인이나 이른바 `큰손'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이들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국내증권사들의 전유물이었던 발행시장에도 외국계 증권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도이치증권 서울지점은 발행시장 유가증권 중개업무인 인수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종합증권사 인가문제를 금융당국과 협의중이다. 19개 외국증권사 국내지점중 이미 인수업무 허가를 받은 13개 지점도 최근 본격적인 업무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고 아직 인수업무 허가를 받지 못한 나머지 6개지점도 최근 인수업무 허가를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증권사들이 대형증권사들과 최근 국내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 사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결국 증권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