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2일 "현대상선은 자구계획 약정에 따라 앞으로 1년 이내에 현대증권과 하이닉스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초 문제가 됐던 현대상선이 상반기 이익을 내고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며 "현대상선에는 노후선박의 매각과 계열사 주식의 처분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상선이 앞서 차입금 만기연장 등 채권단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자구계획을 채권은행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 보유 주식은 현대중공업(12.5%)과 현대증권(16.6%), 하이닉스반도체(9.25%) 등으로 지난달말 현대중공업 지분 5.3%를 매각, 7.2%가 남아있는 상태이며 현대증권은 사실상 금융감독위원회로 매각창구가 단일화돼 있고 하이닉스는 외환은행에 매각이 위임돼 있다. 현대증권 지분 매각과 관련, "가격이 맞지 않으면 AIG가 아닌 다른 곳에도 팔 수 있다"면서도 "산은이 지분을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석유화학은 완전감자를 통해 제3자 매각으로 정상화가 추진되고 성신양회는 흑자를 내고 있는 등 신속인수제도가 연말로 종결되더라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체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부실기업 처리에 있어 고합 같은 경우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하반기 부실기업 정리에 박차를 가해 고정이하 부실 여신 비율을 연말 4%대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 6월말 현재 5조4687억원, 부실비율은 9.2%다. 그는 산업은행의 업무추진 방향에 대해 앞으로 베이징올림픽에 대비, 국내 기업들의 선점을 위해 금융측면의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현재 잔액기준 3천억에 달하는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설비투자가 침체상태에 있는 것은 기업의 투자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대외적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설비투자 촉진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지주회사화에 대해서는 "장기발전방안에 포함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jooh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