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기 < 대한투자신탁증권 연구위원 > 올 1.4분기중 8조6천억원의 매출에 1조2천4백억원의 순이익을 보였던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실적은 8조원 매출에 순이익 8천8백억원으로 감소했다. 수익성 부진은 PC 경기의 부진으로 인한 D램 가격의 하락에 기인하고 있다. 현재 D램 시장의 주력인 128MD램의 현물가격은 1년전의 18달러에서 90%가 넘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D램 생산업체의 변동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감산보다는 256MD램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차세대 D램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3.4분기중 D램 부문에서의 적자발생이 우려되는 등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수익성은 부진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결산월에 해당되는 8월에는 재고물량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D램 가격이 한단계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C 수요의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윈도우 XP,브룩데일 칩 세트 등의 출시가 예고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IT 설비투자가 회복되기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부터는 그동안 미루어왔던 설비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부문이 IT 산업의 회복을 선도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16만~21만원 사이의 박스권을 보이고 있다. D램 시장의 회복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이러한 박스권을 깨뜨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올 1월 이후의 거래량을 보더라도 20만~22만원 사이에 전체 거래량의 3분의1 정도가 매물벽으로 쌓여 있다. 삼성전자의 91년이후 PER(주가수익비율) 추이를 보더라도 D램 시황이 약세이던 시기에는 9.1-12.5배를 전후로 주가가 형성돼 왔다. 하지만 2.4분기 실적에서 보듯이 삼성전자는 D램 가격이 90%씩 하락하던 시기에도 흑자를 보인 유일한 기업이다. 그만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내년 이후 PC 경기와 D램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가장 큰 반등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중장기적 투자를 염두에 둔다면 박스권 하단에서의 매수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