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 행장 > 주택은행이 가치주라는 것에 대해 토를 달 사람은 없다. 은행주중 주가가 가장 높고 미국증시에 유일하게 상장돼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작년과 지난 99년에 각각 현금배당률 3%와 주식배당률 10%를 실시한 고배당주란 점을 고려하면 얼마나 주주중시 경영을 실시하는 기업인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이런 주택은행이 이제 날개를 달게 됐다. 국민은행과의 합병작업이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오는 11월 "국민+주택 합병은행"이 출범하게 되면 또다른 우량은행인 국민은행과의 시너지효과가 한껏 분출될 전망이다. 더욱이 증권시장과 주가관리에 일가견이 있는 김정태 행장이 합병은행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금상첨화의 양상을 갖추게 됐다. 합병은행이 아닌,주택은행만 따져봐도 실적호조세는 눈부시다. 주택은행은 올 상반기중 5천7백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사상최대였던 작년 연간 순이익(5천2백38억원)을 이미 뛰어 넘었다. 작년 상반기(3천7백52억원)에 비해선 52.4%나 증가했다. 올 연간으로는 8천2백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덕분에 각종 수익성 지표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총자산이익률(ROA)는 작년말 0.94%에서 지난 6월말 1.17%로 높아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2.01%에서 26.34%로 한단계 뛰어 올랐다. 이같은 수익률 지표는 세계 최대은행이라는 홍콩상하이은행(HSBC)을 오히려 능가하는 수준이다. HSBC의 작년말 세전 ROA와 ROE는 각각 1.43%와 31.6%를 기록했다. 지난 6월말 주택은행의 ROA와 ROE를 세전으로 환산하면 각각 1.70%와 38.10%에 달한다. 명실공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은행이라는 얘기다. 자산건전성이 뛰어나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6월말 현재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3.98%.작년말(5.08%)보다 더욱 낮아졌다. 현대건설과 대한주택보증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진데다 충당금 적립률을 높인 덕분이다. 실제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지난 3월말 19%에서 지난 6월말에는 35%로 높아졌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합병전 주택은행의 주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합병전 주택은행의 적정주가를 3만5천원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주택은행을 평가할때는 국민은행과 합쳐친 합병은행을 염두에 둬야 한다. 주가는 미래의 성장성을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칠 경우 명실공히 리딩뱅크로 부상한다. 주택자금대출의 시장점유율은 89.4%에 달한다. 국내 가계대출의 40%도 합병은행이 갖게 된다. 중소기업대출과 신용카드 은행신탁 분야에서도 다른 은행이 흉내낼 수 없을 정도의 1위가 된다. 시장지배력이 커지는 만큼 주가의 탄력성도 한층 강해질 전망이란 얘기다. 문제는 과연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에 미치느냐 여부다. 일부에서 예상하듯이 소매금융전문은행간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직원및 점포축소를 통한 경비절감을 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두 은행간 갈등이 불거지면 고객이탈이 불가피하다. 시너지효과가 떨어짐은 물론이다. 김정태 합병은행장도 이 점을 의식,"강제퇴직을 실시하지 않는 등 두 은행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합병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런 방침이 실제로 실행돼 합병이 원활이 이뤄질 경우 합병은행의 주가는 5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