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현물 급등에 따라 3주만에 69대로 뛰어올랐다. 외국인은 현물 거래소에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2,000억원의 대량 순매수에 나서며 종합지수를 4% 가까이 띄워올렸다. 현물 급등에 따라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입장을 바꿔 선물 급등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의 현물 대량 순매수에 따라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설, 현대투신의 AIG 외자유치 타결설, 그룹들의 주가관리설 등 갖가지 소문까지 매수심리를 자극했다. 펀더멘털상의 큰 변화요인은 없으나 미국 등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급락 우려감이 진정되고 반도체 감산 등 바닥논리가 반등논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최근들어 지수가 5일 이동평균선을 위로 타면서 기술적 반등을 이끈 가운데 이날 외국인 대량 매수가 터지며 20일선을 넘어 이전 갭하락 부분까지 상승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상승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외국인이 내일 또다시 대량 매수를 한다면 시장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현선물차이인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도 지속돼 기관의 보수적인 대응이 여전하고 개인 역시 차익매물을 출회하고 있다. 아직까지 지수가 박스권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터여서 시장 대응보다는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면서도 현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매수든 매도든 어떤 태도를 취하면 일정기간 동안 입장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놔야 할 것 같다. 8월 첫날을 맞아 코스피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2.65포인트, 3.97% 급등한 69.40으로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7월 12일 69.70 이래 처음으로 69대에 올랐다. 장중 저점은 개장초의 66.30이었고 고점은 장후반 기록한 69.60으로 그래프상 커다란 장대 양봉이 20일 이동평균선을 가르며 우뚝 솟았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마이너스 0.5대까지 보이면서 최근 백워데이션 기조를 지속, 프로그램 매도 출회가 지속됐다. 종가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0.32를 기록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600억원, 비차익 739억원을 합쳐 모두 1,339억원이나 출회됐다. 매수는 차익 205억원에 비차익 320억원을 더해 525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개장초 순매도하다가 순매수로 전환, 모두 1,476계약을 순매수했다. 신규매수는 9,058계약, 신규매도는 8,329계약이었다. 반면 개장초 순매수를 보였던 증권과 투신은 지수가 상승하자 차익매물을 내놓으며 순매도로 전환, 각각 300계약과 1,330계약을 순매도 했다. 개인은 순매도 입장을 고수하며 1,118계약을 순매도했다. ◆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 프로그램 매도 우위기조 바뀌나 = 시장에서는 최근 기술적 반등 국면에서 이어져온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거승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중순 이래 지수가 하락하면서 현물 낙폭보다 선물 낙폭이 적은 가운데 시장베이시스 콘탱고가 지속, 프로그램 매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된 바 있다. 이날도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로 현물이 대폭 상승했으나 선물시장의 상승폭은 현물에 뒤지게 돼 현선물간 가격차이인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이 오히려 심화된 측면이 있다. 더욱이 최근까지 약세국면 속에서 변동성이 죽으며 차익거래 위주로 선물시장이 움직여온 것도 있으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에도 투기세력의 양대 축인 외국인과 개인간의 세력대결은 계속돼 수급공방에 따른 선물가격의 제한된 움직임이 예상되기도 한다.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의 심상범 선임연구원은 "현선물이 동시에 올랐으나 현물보다 선물이 자기속도를 못내고 있다"면서 "박스권 탈출이 아직 일어나지 않아 당분간 백워데이션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의 이원종 연구원은 "시장 마인드가 약세로 전환된 뒤 굳어지는 과정에서 백워데이션이 빚어진 터라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콘탱고 전환은 강하게 갭상승을 동반하며 시장분위기가 크게 바뀌는 경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이 심화되면서 매수차익잔고는 크게 줄고 있어 향후 시장에 매도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31일 현재 매수차익잔고는 신고분만 대략 2,100억원 가량된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에서 600억원이 나와 1,500억원대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지난 1, 4월처럼 외국인 현선물 동반 강력 순매수가 재연돼 시장베이시스가 콘탱고로 전환한다면프로그램 매수세의 유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아직은 아직은 미신고분과 인데스펀드 등 비차익물량이 남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지난 하락 추세에 밀리며 약세 마인드가 강하게 형성됐고, 이를 돌려놓을 만한 재료나 모멘텀이 아직은 덜 성숙했다는 지적이다. 주가상승에 확신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분 중에서 비차익에서 740억원이 나와 차익 600억원보다 많았다. 보통 차익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비차익 매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매도압력이 점차 더 줄어들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신영의 이원종 연구원은 "백워데이션이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도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물량이 적어질수록 매도압력이 완화되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베이시스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날 프로그램 매수가 차익 200억원, 비차익 320억원 등 520억원이나 출회됐다. 대우의 심상범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돼 외국인 매수에 더해 지수를 올려놓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프로그램 매수는 백워데이션이 심화될 것을 겨냥하고 들어온 투기적인 매수여서 시황관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