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예상외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지수상승의 신호라기 보다는 기술적 반등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일 오후 2시22분 현재 전날보다 19.08포인트 높은 560.63을 나타냈다. 미국시장이 전날 오른데 따른 동조화로 해석하기에는 상승폭이 너무 큰 편이다. 이날 지수상승의 핵심적 요인은 외국인들의 강한 순매수다. 이 시간 현재 외국인들은 무려 2천130억원을 순매수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금액은 지난 6월8일 2천211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주, 우량은행주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강한 순매수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내외 여건이 이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7월 수출이 월별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67년 이후 최악인 20.0%의 감소율을 보이며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상황이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대외적으로는 ▲혼재된 지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이 비교적 강하게 버티고 있는데다 ▲일본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힘입어 일본시장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아르헨티나가 지불불능 위기를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대내적으로는 ▲반도체가격이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형성됐고 ▲낮은 금리수준으로 인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현대투신 외자유치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을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런 대내외 상황은 강한 지수반등의 요인으로는 다소 부족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따라서 그동안 지나치게 떨어진데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석중 교보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이날 거래량은 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많은 편이 아니다"라면서 "기술적반등외의 다른 의미로 지수급등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는 앞으로 등락을 하면서 520∼580선의 박스권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교적 낙관적 시각을 지켜온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 등 지수상승의 모멘텀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외국인들의 강한 순매수를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튼 지수는 저항선인 540∼550선을 강하게 돌파한 만큼 580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지수가 강한 기술적 반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앞으로 지수는 55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오르락 내리락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