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투자심리 붕괴로 폭락하며 올해 초 수준인 64선 부근으로 물러났다. 반등지수대로 기대됐던 4월 전저점이 하향돌파됨에 따라 향후 지수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힘든 미국 경기 상황, 그리고 삼성전자의 설비투자축소에 따른 코스닥업체의 존립 우려가 증폭되며 투매로 나타났다. 거래소 530선 붕괴, 일본 니케이지수의 16년중 최저치로의 폭락, 나스닥선물 하락 등 악재 속출속에 투자심리는 공항상태로 치달았다. 거래랑이 2억주 중반에 머무는 부진속에 전업종이 3~5% 급락했다. 하락종목이 535개를 기록하고 하한가 종목은 80개에 달했다. 상승종목은 상한 13개 포함, 75개에 불과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도에 나선 탓에 대형주가 타격을 입으며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특히 최근 외국인 매수를 기초로 지수급락을 저지해온 KTF 마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장세에 대한 우려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거래소 500선 지지여부와 연동해 코스닥지수 60선이 시험되는 가운데 지수 50대로의 하향압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3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63.83까지 급락한 뒤 막판 저가매수 유입으로 소폭 회복하며 64.14에 마감, 전날보다 2.94포인트, 4.80% 내렸다. 이날 지수는 지난 1월 10일 63.96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50지수선물 9월물은 2.60포인트, 3.16% 빠져 79.60으로 마쳤다.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통신주를 포함한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이 크게 내린 가운데 휴맥스, 옥션 등은 8%대까지 추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중 오른 종목은 쎄라텍 하나였다. 새롬기술과 다음은 소폭 오르고 한글과컴퓨터는 내려 등 닷컴주의 방향이 엇갈렸다. 신규종목 중 한네트, 사이어스, 모보아이피씨, 하이컴텍은 상한가로 마친 반면 액티패스, 엔에스아이, 디지아이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우선주 중에 울트라건설우가 나흘째, 휴먼이노텍우가 이틀째 하한가 약세를 이었다. 실리콘테크가 하한가를 기록하고 주성엔지니어, 화인반도체, 피에스케이, 이오테크닉스 등 반도체장비주 약세도 두드러졌다. 스마트카드주 가운데에선 에이엠에스, 케이디컴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꼬꾸라졌다. 삼영열기가 8% 남짓 급락하는 등 선도가치주도 차익매물에 급락세를 벗지 못했다. A&D주도 대체로 하락한 가운데 한올, 가오닉스, 삼한콘트롤스, 일간스포츠가 동반 하한가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날 각각 69억원과 81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내림세를 주도했고 개인이 저가매수에 나서며 124억원 순매수했다. 김분도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거래소 500선이 여러번 지지된 데 비해 코스닥 60선은 상대적으로 그리 탄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차적으로 60선이 시험받겠지만 KTF가 지수방어에 나서지 못할 경우 50대로의 추가하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관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포항제철의 투자축소가 코스닥업체의 마진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 문제"라며 "삼성전자의 주가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지수 반등이 오더라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기술주의 주가가 망가진 상태고 나스닥 2,000선 지지에 대한 확신도 없어 오는 27일 미국 GDP수치가 예상치보다 조금 높게 나오더라도 급등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박연구원은 "휴가철이 마무리되는 8월 중순을 지나 정부의 적극적 증시부양책과 미국의 경기회복 징후가 나올 경우에야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